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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향 서울낭송회'와 함께하는 금주의 시 (188) <우산수리공이 되지 못할 바에야>

기사승인 2023.12.05  11: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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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수리공이 되지 못할 바에야
 

김영찬
 
 

'모든 산봉우리마다 휴식이 있다'*고 외치는 이가 있었다
그렇거나 말거나
맑게 갠 날일수록 우산 좀 고치라고 목 터지게
외쳐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

살면서 장난처럼 가끔 우산살 부러지거나
우산 뒤집히는 날 잦지 않다면
우산수리공들은 무슨 재미로 세상 누비고 다닐까

말머리성운에 말머리구름 일 듯 우산대 세우지 못한다면
행인들은 무슨 재미로 껌 씹어
구름을 탓하고
계집애들은 철딱서니 없이 치마 갈아입을
명분이 생길까?

명문대학을 포기한 젊은이들은 이제야 알 듯 모를 듯
우산수리공이 되지 못할 바에야 차라리
채찍 안 든 마부가 되는 게 낫다고
격납고로 우르르 몰린다

그래서 토마토가 익는 거라고?

토마토가 마구마구 잘도 익어 아무 데로나 굴러 떨어진다
토마토밭에 토마토가 잘도 익기 때문에
계절이 자주 바뀌는 거라고 우기는 녀석들하고는
 
그래 상종을 말아야지

토마토 밭을 갈아엎어 오줌이나 갈길까!

왜 또 이러십니까
이래 봬도 제가 마적동에서 말 타고 놀던 가닥이 있어서
비 쫄딱 맞은 행색은 아니잖습니까

저기 흰 구름 흘러가 멈추는 곳
높은 산 모든 산봉리마다 휴식이 있다고
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는 우기지만
그의 아내 크리스티아네 볼피우스는 수시로
부러진 우산 들고 나와
수선을 맡긴다

*괴테의 시 「나그네의 밤 노래」 에서
 
 
 
 
 
 
 
 
 
▶▶ 작가약력 --------------------------------
- 2002년 계간 <문학마당》에서 문단활동 재개
- 시집: 『불멸을 힐끗 쳐다보다』, 「투투섬에 안 간 이유』 등
 
 
 
 

silverinews 김영찬 news1@silverinews.com

<저작권자 © 실버아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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