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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훈장의 고사만사 (4) - 鄭人買履 (정인매리)

기사승인 2018.04.09  10:2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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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훈장의 고사만사 (4) - 鄭人買履 (정인매리)

 

 

 

鄭人買履 (정인매리)
 
글자 : 鄭 : 나라 정 / 人 : 사람 인 / 買 : 살 매 / 履 : 신 리
풀이 : 정나라 사람이 신을 사러 간다는 뜻으로, 실제(實際)를 무시(無視)하는 융통성
      (融通性) 없 는 사람을 비유한 말.
출전 : 韓非子, 外儲說坐上 (한비자, 외저설좌상)
 
(유래)
鄭人有且置履者 先自度其足 而置之其座 至之市 而忘操之 已得履乃曰 吾忘持度 反歸取之
及反市罷 遂不得履 人曰 何不試之以足 曰 寧信度 無自信也
 
춘추전국시대 鄭(정)나라에서의 일이다. 어떤 사람이 신발을 사려고, 먼저 자기의 발 크기를 쟀다. 하지만 깜빡 잊고 그 잰 것을 집에 놓고 시장에 갔다. 신발을 고르던 그는 발 잰 것을 집에 놓고 온 사실을 알았다. 그는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가 발 치수 잰 것을 찾아서 다시 시장으로 향했다.
 
그러나 시장에 다시 도착했을 때 이미 날이 저물어 장이 파한 뒤였다. 그는 난감한 표정을 짓고 멍하니 서 있었다. 그때 집으로 돌아가던 사람들이 모여 들어 그 까닭을 물었다.
그는 사람들에게 신발을 사지 못한 사연을 이야기했다. 그러자 사람들이 다들 웃으며 “여보게, 신을 직접 신어보면 맞는지 안 맞는지 더 정확하게 알 수 있는데 왜 신어보지 않았소?”하고 말했다. 그러자 그는 “발 치수 잰 것은 믿을 수 있지만 내 발은 믿을 수가 없지요”라고 대답하였다.
 
(한마디)
정인매리는 제자백가의 공리공담(空理空談)을 풍자하는 글이기도 하며, 학문이나 이론의 비현실성과 관념성에 대한 비판이다. 또한 규정이나 조문에 사로잡혀 현실을 무시하는 교조적인 행동을 꼬집는 말이기도 하며, 현실보다는 현실을 본뜬 책을 더 신뢰하는 것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말이기도 하다.
 
지난 1월 1일 새벽 한 슈퍼마켓에서 친구와 함께 담배 네 갑을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불구속 입건돼 경찰 조사를 받던 고등학생이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으라는 통보를 받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경찰은 검찰에 사건을 넘긴 것은 법에 의해 두 명 이상이 함께 물건을 훔칠 경우 액수에 상관없이 특수절도 혐의를 적용해 수사해야 하고 특수절도는 검찰에 송치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물론 담배를 훔친 것이 잘한 것은 아니지만, 고작 담배 네 갑 훔친 것 때문에 검찰에 간다니 아마도 학생이 겁을 먹은 듯하다. 그렇게 엄격하게 법을 적용해서 그 많은 큰 도둑들이 세상을 활보하고 다니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법 위에 도덕이 있고 사람이 있다. 그래서 요즘 학교에서는 2인 이상, 야간에 도구를 써서 훔치거나 하지 말고 혼자, 도구 쓰지 말고 낮에 훔치라고 조언을 한다고 한다.
 
전국시대 사상가 묵자는 천자를 다 준다 해도 바꾸지 않는 것이 목숨이라고 했다. 그만큼 목숨이 천하보다 귀한 것인데... 피지도 못하고 떠나간 학생의 명복을 빌며, 앞으로 그 험한 법이 지위의 고하에 관계없이 엄격하게 적용되기를 빌어 본다.
 
 
글 虛田 宋宗勳 (허전 송종훈)
 
 
[편집자주] 외부 필자의 원고는 <실버아이뉴스>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월요 고전 (月曜 古典) #4 =
 
  ◈ 存不忘亡 安必慮危 『三國志』
  (존불망망 안필려위) 『삼국지』
  존재(存在)해 있을 때 멸망(滅亡)할 수도 있음을 잊지 말고,
  안전(安全)할 때 위험(危險)할 수도 있음을 염려(念慮)해야 한다.
 
  정보가 범람하는 21세기, 분별력을 상실한 우리를 아프게 깨우는 말이다. 
  우리는 스스로를 믿고 자신의 선택으로 사는 삶이어야 한다는 것을 알기는 안다. 
  하지만 그것을 삶에 적용하는 데에는 아직 제대로 학습이 되지 못했나 보다. 
  그래서 긴긴 세월을 살아오면서도 우리는 이렇게 아직 진화하지 못하고 고사성어로
  21세기의 우리를 깨우고 있다.
 

 

 

silverinews 송종훈 news1@silverinews.com

<저작권자 © 실버아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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