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따라 이작가가 만난사람 #7]
역사를 만드는 노래 - 강진의 '한 맺힌 선하나'
상(桑)! 전(田)! 벽(碧)! 해(海)! 뽕나무밭이 푸른 바다로 변한 것보다 더 놀라운 변화가 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을 넘어 우리 땅으로 넘어왔다. 어라~ 우리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손을 잡고 또 국경을 넘어 북으로 갔다 왔다. 예정에 없던 퍼포먼스란다.
미국과 핵을 가지고 공갈포를 주고 받을 때는 그렇게 밉상이더니, 오늘 보니 김정은 위원장이 잘생겨 보이기까지 하다. 물론 우리 대통령이 잘 생긴 건 세계가 다 아는 이야기이고, 그만큼 우리가 기다려온 평화의 시작이 반갑다.
남북의 지도자가 판문점에 있는 국경을 넘나드는걸 보고 있자니 노래가 한곡 떠올랐다. 바로 강진이 발표한 “한 맺힌 선하나” (작사 이철민·강진, 작곡 이철민)이다.
한맺힌 선하나 - 강진
서울의 한강 물과 평양의 대동강 물은
서해에서 서로 만나 다정히 속삭이는데
선하나 그어놓고 70여년 티격태격
이게 정말 무슨 말이오
우리 모두 손에 손 잡고 통일 노래 부르도록
하늘이여 하늘이여 하늘이시여
휴전선을 지워주오
백두산 천지연과 한라산 백록담은
한반도의 혼을 담아 오천 년 지켜왔는데
선하나 그어놓고 70여년 티격태격
이게 정말 안 될 말이오
우리 모두 손에 손 잡고 통일 노래 부르도록
하늘이여 하늘이여 하늘이시여
휴전선을 지워주오
오늘 만남을 예견한 듯한 작곡가의 혜안이 놀랍다. 오늘 53년생 소나무로 기념식수를 한다는데, 백두산과 한라산 흙 그리고 한강과 대동강에서 가져온 물이 사용된다고 한다.
가요는 시대와 함께해왔다. 일제시대에는 나라 잃은 슬픔과 독립정신을 고취시켰고, 해방 후에는 해방의 기쁨을, 6.25때는 전쟁의 참상과 승리를 기원하는 노래를 불렀다. 전쟁 후 치열했던 경제개발 시대에도 우리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고취하는 노래를 불렀다.
전쟁의 광기가 대한민국과 온 세계를 뒤덮고 있을 때 작곡가 이철민은
“하늘이여 하늘이여 하늘이시여 휴전선을 지워주오“
라며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노래를 작곡했다. 이 노래가 마중물이 되어 지금 내 눈앞에서 휴전선이 흐려지는 놀라운 장면이 펼쳐졌다. 가요가 역사와 시대에 참여하는 모습을 전형적으로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오늘 김정은 위원장은 최소한 대여섯 번은 국경을 넘나든다고 한다. 오늘을 시작으로 휴전선이 지워졌으면 하고, 정권에 따라 변하지 않는 항구적인 평화의 시대가 도래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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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verinews 이정환 news1@silver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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