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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시민서비스(civic service) 참여 활성화, 어떻게 할 것인가?

기사승인 2019.12.17  09:2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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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 등 해외사례 검토., 수평적 거버넌스 · 상향식 접근 중요 -

노인의 시민서비스(civic service) 참여 활성화, 어떻게 할 것인가?
- 독일 등 해외사례 검토., 수평적 거버넌스 · 상향식 접근 중요
 
한국노년학회(회장 한정란)는 급속한 인구 고령화에 따른 다양한 사회문제들을 해결함에 있어서 선진국의 경험과 세계적인 석학들의 지혜를 나누고자, 서울시(시장 박원순)와 함께 지난 1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서울노년학 국제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올해로 14번째를 맞이하는 「서울노년학 국제학술 심포지엄」은 금년 ‘노인의 시민서비스(civic service) 참여 활성화를 위한 서울시의 역할’을 주제로, 초고령사회 노인들의 적극적 사회참여를 통해 고령인구를 사회의 부담이 아닌 유용한 자원으로의 활용을 위해 고민하고자, 독일 · 프랑스 · 일본 등 선진국들의 경험과 사례를 통찰하고 관련 제도와 정책들에 관한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힐데가르트 테오발트 교수(독일 베흐타대학교)
첫 번째 주제발제에서 힐데가르트 테오발트 교수(독일 베흐타대학교)는 ‘독일 노인의 시민참여와 지방정부의 역할’을 주제로 독일 시민사회 정책의 배경적 개념과 지역사회 활성화를 위한 노인 시민사회 확산의 실천 사례들을 발표했다.
 
그는 독일 노인의 시민 참여율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노인들의 자조모임 또는 전문가와 자원봉사자가 연대한 활동 사례들을 설명하고, 시민참여의 형태를 자원봉사 활동의 자발적 ‘서비스(Services)’와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목소리 내기(Voice)’의 유형으로 개념을 정의했다.
 
또한 독일에서의 지역단체들은 연방 차원과 지자체 차원으로 수평적 · 수직적 거버넌스를 다양하게 펼쳐가고 있는 것과 시민참여의 80%가 지역수준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을 설명하는 한편 시민단체 및 지방자치단체의 역할과 민·관의 수평적 관계형성을 강조했다.
 
테오발트 교수는 또한 지역사회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의 실천사례로, 장기요양보험 재가보호(Home care) 및 시설보호(Nursing home) 분야에서 다양한 시민사회참여 및 자원봉사 활동을 들고 그의 장·단점을 분석하면서 아울러 스웨덴의 해외사례를 소개했다. 더불어 그는 “자발적인 자원봉사 활동에 적절한 수준의 금전적 보상을 제공함으로써 저임금 노동으로 전환을 위한 범 지자체 차원의 예산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안느-마리 길마르 교수(파리 데카르트 소르본느 대학)
두 번째로 주제발제를 한 안느-마리 길마르 교수(프랑스 파리 데카르트 소르본느 대학)는 ‘프랑스의 노인 시민참여를 위한 역량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노인 시민참여의 이슈와 현황을 살피고, 지역사회에서 세대 간 협력과 결속강화를 통한 노인시민참여 정책을 성공요인으로 전망했다.
 
그는 ‘장수사회’에서 노인은 노동시장에서 숙련된 노동인구로 보다 능력있는 활동 가능성이 있으며, 노인의 경제적 · 사회적 자산은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 하는 등 노인의 시민참여(사회공헌)는 새로운 자원의 활용을 최적화할 수 있는 기회라고 분석했다.
 
한편 길마르 교수는 노인들의 역량은 증가하고 있음에도 사회는 노인들에게 제한된 기회만 제공하는 ‘구조적 지연’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그는 노인 시민참여 활성화 대책으로 개인적·사회적 차원의 동기부여와 아울러 공공기관의 경우 지역 프로그램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구성하는 한편, 노인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 제고 및 노인 시민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하향식(Top-down)이 아닌 상향식(Bottom-up) 접근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프랑스 은퇴자들의 시민참여와 자원봉사 활성화 및 세대 연대를 위한 프로그램들이 사회적 포용을 촉진하고, 그것들에 의해서 더 이상 노인과 젊은이들이 서로를 문제 집단이 아닌 해결책으로서 인식할 수 있도록 사회적인 유대 및 민주주의를 강화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 순서로 발제한 요시노리 후지와라 박사(일본 동경 메트로폴리탄 노년학 연구소)는 ‘일본의 노인 근로 참여의 다양한 혜택 및 구직 지원 시스템’을 주제로 발표했다.
 
요시노리 후지와라 박사(일본 동경 노년학 연구소)
그는 일본은 저출산 고령인구의 급증으로 2050년에는 근로세대의 1.2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게 되어 세대 간의 이해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그러나 그는 고령 근로자의 장점을 강조하며, 역(逆)으로 “고령자의 사회공헌이 근로세대의 부담을 감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비쳤다.
 
후지와라 박사는 일본의 도시(고가네이시)와 시골(난가이 마을)을 대상으로 ‘기본적 일상생활 동작’(BADL: basic activities of daily living)의 자립 누적비율을 분석한 결과, 남녀 모두 근로자가 비(非)근로자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한 근로상태의 변화가 노인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 전일제 근로를 그만 둔 노인들에게서 정신건강과 더 높은 수준의 기능적 역량(HLFC)이 모두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결과가 “근로가 건강에 효과적이다”는 근거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일본 노년층의 노동에 대한 태도와 관련, 한·미·일 3국 가운데 ‘소득이 필요해서’의 항목에서 가장 낮게 나타났고, ‘일하는 것은 건강과 노화방지에 좋기 때문’이라는 항목에서는 가장 높게 나타났다며, 이는 노인들이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는 활동에 참여하며 살고 싶다”는 인생의 목적(이키가이(生きがい))과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그는 고령자를 위한 일본의 고용 지원 시스템으로 ‘실버(노인) 인적자원 센터’, ‘활동적인 노인 고용 지원센터’ 등을 소개했다. 특히 노인의 복지고용 지원을 위한 새로운 장소인 ‘일자리 카페’가 노년층의 잠재력을 장기요양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라고 소개했다.
 
후지와라 박사는 이러한 ‘일자리 카페’가 시니어들에게 유급(有給)과 자원봉사를 연계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며 노인돌봄 영역의 심각한 인력부족 현상도 해결하는 방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외에도 일본에서는 지역사회 기반 ‘통합돌봄시스템’을 전역에 설치하고, 노인들이 자신의 익숙한 환경 속에서 계속 활동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에서 돌봄을 받는 가운데 노인과 지역사회가 상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정진경 교수(광운대 행정학과)는 ‘독일과 스웨덴: 노인의, 노인을 위한 시민참여와 지역의 역할’을 주제로 해 한국노인의 시민참여 특성을 국가 간 비교 관점에서 토론했다. 그는 독일 · 스웨덴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자원봉사가 공적제도와 전문직 영역을 어떻게 보완·보충할 수 있는가를 되짚었다. 아울러 그는 한국노인의 빈곤/건강/노후 준비태도 및 낮은 복지국가 수준은 노인의 낮은 시민참여율로 연결된다며, “노인을 부담으로 보지 말고 봉사·시민활동에 참여하는 시민으로 봐야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좌장 이금룡 교수(상명대)의 진행으로 토론하고 있는 발표자와 패널
 
이형정 센터장(서울시도심권50+센터)은 ‘서울시 50+세대 시민참여 현황 및 활성화 방안’에 대해 토론하며 50+세대에 따른 특성화 전략으로 서울시가 실시하고 있는 사업을 소개했다. 50+센터는 사회서비스, 마을, 세대통합, 당사자지원, 사회적경제 등의 분야에서 사회공헌일자리를 제공하며, 지속적인 사회참여 기회 및 활력 있고 안정된 인생후반기 지원을 통해 좀 더 일할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지은정 연구위원(한국고령정책연구소)은 ‘프랑스 노인의 시민 사회참여 활성화 방안’에서, 특히 자원봉사 활성화 정책에 주목하고, 우리나라의 시니어 봉사자의 봉사활동 내용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구조적 지체(structural lag)’처럼 시니어의 인적자본은 향상되었지만 과거의 단순 노력봉사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하며, 앞으로는 “자원봉사의 패러다임을 바꾸지 않는다면 시니어의 사회참여를 활성화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봉사자의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 자원봉사자 발굴 연계시스템 구축, 봉사자에 대한 사회적 인정보상 강화, 풀뿌리 봉사단 지원 강화 등을 제안했다.
 
이어서 도영미 부장((사)복지네트워크협의회 유어웨이)은 프랑스 사례에 대한 토론에서 ‘노인의 시민참여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주제로 고용노동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기관이 함께 추진하고 있는 ‘신중년 사회공헌활동 지원사업’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퇴직한 전문 인력의 경력이 지역사회를 위해 활용되고, 이로 인해 지역사회에서 본인의 역할을 찾으며, 이러한 활동처가 새로운 일자리가 되면서 사회적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아울러 “50대 이후 중복적 사업이 많은 것이 문제”라며 영역별로 정리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히고, 특히 은퇴자들이 지급받는 최소한의 실비에 대해 현실적인 책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일본의 사례 발표에 대해 윤민석 연구위원(서울연구원)은 일본의 현재를 ‘미래 우리 모습의 지표’로 보고, 우리보다 앞서 고령화를 겪고 있는 일본의 경우 증가하는 노인들이 은퇴 후에도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한 제도의 정비와 지원 정책 및 구직지원 시스템 등에 대해 질의했다. 특히 일본의 사례 발표에서 소개된 ‘일자리 카페’의 운영 및 예산, 인력 구성 등에 대한 추가 질문과 우리나라에서의 적용 가능성에 대해 타진했다. 아울러 그는 “이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정책적 의지를 확인할 만한 대책들이 아직은 없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마지막 순서로 박준기 관장(서초구립중앙노인종합복지관)은 ‘일본의 노인 근로 참여의 다양한 혜택 및 구직 지원 시스템’에 관련해 토론을 이어갔다. 그는 일본 장기요양 이용자 수의 증가로 인한 케어인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노인들을 케어보조원으로 활동할 수 있게 한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는 먼저 장기요양수가에 케어보조원의 수가가 책정되어야 하는 등의 문제가 선결돼야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노인인력 채용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세지원 방안 강구와 후기고령자를 위한 일자리 마련 등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이금룡 교수(상명대학교)가 좌장을 맡아 시종일관 진행을 이끌었고, 다수의 국내외 노년학 전문가, 행정가, 현장실천가, 학생,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노인 시민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서울시의 역할과 구체적인 정책 대안 마련을 위한 실천적 논의와 토론들이 풍성하게 이뤄졌다.
 
한편, 본 심포지엄은 노인전문 방송채널인 실버아이TV에서 녹화해, 12월말 이후 순차적으로 나누어 방송할 예정이다.
 
 

silverinews 홍영미 전문기자 news1@silver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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