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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향 서울낭송회’와 함께하는 금주의 시 (8) <행복한 세대>

기사승인 2020.06.16  14: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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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세대 
윤별
 
고속터미널 전철역에 내렸더니
어디서 나왔는지 꾸역꾸역
정말, 인간들 많네
표지판을 봐도 미로 같은 길
이리저리 헤매다 겨우 찾았네
파미에 스테이션에 있는
크리스탈 제이드 상하이 샹그릴라
 
지금도 유치원 원장으로 세계를 활보하는
똑 부러지는 친구도 여길 못 찾고
뱅뱅 몇 바퀴를 돌았다네
시어머니 못 찾아오게
아파트 이름 영어로 길게 짓는다더니
노인네들 물 흐릴까 봐 어렵게 지었나
우스개 소리로 깔깔 웃는다
 
홍콩서 데려온 유명한 딤섬 요리사 있고
소롱포 맛있고 단단면 별미라 해
입호사 한번 해보려 정했더니만
젊은 입맛 믿을 게 아니구먼
그래도 소롱포 맛은 괜찮았네
우리 입맛엔 여전히 짜장면 탕수육이 최고
 
미국 사는 의사친구 왈
요즘은 병원에 내과의사 지원자가 줄어든다네
미래엔 인공지능 의사로 대체될 1순위 직종이라나
머지않아 도래할 인간과 기계의 혼돈 시대
자식, 손자들 힘든 세상 살 거라 걱정하며
그런 세상까지 살고 싶지 않다며 도리질한다
반딧불 모아 병에 담은 빛부터
무궁무진 빛 발하는 레이저 광선까지
아날로그 디지털 세상 모두 경험한
제일 행복한 세대라고 자축한다
 
미군 지프차 꽁무니 따라다니며 초코렛 맛보고
껌도 씹다 벽에 붙여 씹고 또 씹고
학교서 옥수수, 우유가루 배급 주면
엄마가 찐빵처럼 쪄주던 가난한 시절 소꿉동무
의사거나 박사거나 땅부자나, 김밥 마는 분식집 친구까지
제자리가 꽃자리라며 마음 환한 얼굴들
건강해서 자주 만나자며 서운해 돌아오는 길
아파트 앞, 붕어빵 굽는 정겨운 아줌마 얼굴에
그 옛날, 학교 앞 풀빵집 아저씨가 겹쳐진다
 
 
 
 
▷▶ 작가 윤별 약력 ---------------------------------
 
  * 시인 ․ 동화작가
  * 부천 ‘다시다’ 시 동인
  * 부천 시인 ․ 소설가협회 회원
  * 부천디카시 수상, ≪시와 동화≫ 등에 작품발표

 

 

silverinews 윤별 news1@silverinews.com

<저작권자 © 실버아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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