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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향 서울낭송회'와 함께하는 금주의 시 (12) <G선상의 아리아>

기사승인 2020.07.14  14:4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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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선상의 아리아

김찬옥

 

가을배추가 해산달을 조율하며 몸통을 부풀리는 소리

다람쥐들이 도토리를 물고 오솔길로 숨어 걷는 소리

코스모스 꽃들이 바람의 사다리 위에서 오색 무지개를 띄우는 소리

 

밤이 가시 동굴을 등에 지고 거꾸로 날아오르는 소리

녹두밭에 녹두 알갱이가 톡톡 튀며 광명을 부르짖는 소리

감나무가 노을보다 붉게 허공을 물들이는 소리

촛대 위에 앉은 수탉처럼 수수의 벼슬이 붉어지는 소리

가을 붓이 황금빛을 덧칠할수록 들판이 머리 숙이는 소리

나뭇잎들이 갈바람의 초대장을 받고 화려한 옷으로 갈아입는 소리

밭두렁에서 늙은 호박이 스스로 제 무덤을 단장하는 소리

억새꽃이 하얀 새털구름이 될 때까지 허공을 쓸고 닦는 소리

 

 

 

▷▶ 작가 김찬옥 약력 --------------------------

  * 전북 부안 출생

  * 96년 현대시학을 통해 작품 활동

  * 시집 《물의 지붕》 《벚꽃고양이》 등

 

 

silverinews 김찬옥 news1@silverinews.com

<저작권자 © 실버아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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