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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향 서울낭송회'와 함께하는 금주의 시 (35) <반복의 사랑>

기사승인 2020.12.22  09: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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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의 사랑
 
나금숙
 
어두운 밤 불빛은 나를 환대한다
불을 밝혀놓는 것은
기다린다는 아름다운 확률
쓰므로 안심한다는 철학자인양
불빛은 생각에 잠겨 빛나는 것으로 안도한다
지붕에 난간을 만들어 누구도
떨어지지 않게 하려는
사랑스런 명령이
빛의 도랑물로 돌돌돌 흐르는 골목길에
나갈 때 거울 속의 얼굴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돌아오는 이들
꿈을 놓쳐버린 이들이 있다
늦은 밤 멀리서 마중 나오시던 어머니처럼
깜박깜박 빛을 내며 기다리는
창문 너머 불빛
 
죽은 새를 낙과인 줄 알고 집었던 순간들
소스라치던 죽음 냄새
호박빛 따스한 등불 아래서
약초 끓인 물
향훈같은 불빛에
진흙에 얼룩진 몸을 씻는다
원본이 아니어도 이 반복의 사랑
어머니도 연인도 떠나갔지만
불빛은 다시 찾아오고 우리는 다시 발을 적신다
 
 
 
 
 
▷▶ 작가약력 --------------------------------
 
  * 2000년 <현대시학> 등단
  * 시집 <레일라 바래다주기>외 1권
  * 서울시 공무원 역임
  * 논술 교사

 

 

silverinews 나금숙 news1@silverinews.com

<저작권자 © 실버아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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