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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칼럼] 명곡 순례 (57)돌아가는 삼각지 (1967년 作)

기사승인 2021.10.01  15:4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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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인선, 배상태 작사 / 배상태 작곡 / 배호 노래

▶▶트로트의 열풍이 계속되는 2021년, 우리 전통 가요 및 옛 가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일제 강점기, 광복, 한국전쟁, 보릿 고개 등 고난의 시대를 거치며 국민의 위로가 되어준 가요를 추억하며 1980년대 이전의 가요명곡을 돌아보기로 한다
 
 
대한민국 불세출의 저음인 배호의 최고 히트곡으로, 무명가수인 그를 단숨에 최고의 스타로 만들어준 곡이다. 녹음되기 한 해 전에 발병한 신장염 투병에도 불구하고 녹음된 곡이며, 지금도 삼각지역 안에는 그의 동상이 세워져 있을 만큼 가요사에 기록될 곡으로 남아있다.
 
현재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삼각지 거리는 정확한 사거리로 되어 있어 돌아갈 이유가 없다. 노래 '돌아가는 삼각지'가 발표되고 국민적인 사랑을 받을 당시에도 삼각지의 통행은 돌아갈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노래 발표 후 1년 뒤 실제 회전교차로가 생기면서 진정 돌아가는 삼각지가 되었다고 한다. 물론 노래 ‘돌아가는 삼각지’에서의 돌아간다는 의미는 회전교차로 때문에 돌아간다는 이야기가 아님은 알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하고 빙글빙글 삼각지를 맴돌다 결국 돌아간다는 의미임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것도 궂은 비 내리는 날, 오지 않을 연인을 기다리며 추억의 장소에서 하염없이 맴도는 실연의 주인공은 또 어찌 처량맞지 않을 수 있겠나. 그 처량함은 배호의 낮은 음성과 서글픔이 배어있는 음색에 더더욱 짙어진다.
 
저음을 가진 가수가 없던 시절은 아니지만 배호의 저음은 비련의 느낌이 나서일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저음이라고들 말한다. 노래의 분위기처럼 그는 투병 중에 이 노래를 녹음했다. 남아있는 동영상에는 통증을 참아내는 모습도 실려 있다. 긴 무명시절을 견뎌내니 기다리고 있는 죽음의 공포, 그리고 그 공포 속에서도 노래에 모든 것을 쏟아 부은 이 천재의 흔적은 현재 삼각지역 안에 조형물로 남아있다.
 
하지만 이 조형물보다 더 진하게 배호를 기억하게 하는 것은 궂은 비 내리는 날 왠지 쓸쓸해지는 마음으로 ‘돌아가는 삼각지’를 들을 때가 아닐까? 비 내리는 가을 어긋난 사랑의 추억을 떠올리며 다시 들어봐야겠다.
 
 

silverinews 허길우 news1@silverinews.com

<저작권자 © 실버아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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