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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향 서울낭송회'와 함께하는 금주의 시 (108) <생명의 전화>

기사승인 2022.05.24  11: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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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전화
 
이은숙
 
 
마음의 감기를 앓고 있는 당신에게 소중한 생명을 사랑하자는 메시지를 전하려고 생명
지킴이가 된다
OECD국가에서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대한민국
마음의 폐렴이 깊어진 당신에게 살아 있다는 감정이 소중하다는 말을 전하려고 전화기를
든다
 
생명의 전화-상담소 전화기는 늘 쉴 새 없이 울리고
생명의 전화-줄을 타고 도착하는 울부짖는 목소리는 분노와 한이 담겨 있네
사막의 능선에서 보름달을 향해 홀로 울부짖는 늑대처럼  
 
슬픈 목소리는 말하지
젊은 남자가 군에서 선임에게 묻지마 폭행을 당해 트라우마가 생겼다고
슬픈 목소리는 말하지
젊은 여자가 어릴 때 오빠처럼 배우지 못하고 일하는 사회로 내보낸 엄마가 원망스럽다고
슬픈 목소리는 말하지
중년의 가장이 몸이 아파 가족부양을 할 수 없는 현실이 힘들다고
슬픈 목소리는 말하지
사랑에 굶주린 자가 배신당한 분노에 쌓여 온몸을 칼로 긋는 자해로 자신을 처벌한다고
슬픈 목소리는 말하지
남편의 폭력으로 자존감이 그릇처럼 부서지고 이를 배운 아이들이 아비를 닮아 가기에 
내면의 상처에서 피를 흘리고 있다고 
 
아비지옥 같은 세상에서 사랑에 굶주린 사람들이 고통을 호소하네
아비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개미들이 비명을 지르네
이 지옥 같은 삶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이 사막 같은 현실을 지나 푸른 숲의 자유와 오아시스의 행복이 있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한 줄기 희망은 ‘생명의 전화’에 전화를 하고
한 줄기 희망 ‘생명의 전화’는 그 슬픈 이야기를 들어주고
한 줄기 희망 ‘생명의 전화’는 그 희망을 다시 이야기해준다
 
인간은 마음에 피 흘리는 상처가 치유 되어야만 재활의 삶으로 걸어 갈 수 있기에
한 줄기 희망이 때로는 나의 아팠던 과거를 펼쳐서 홀로 있음이 아님을 알려주고
한 줄기 희망이 당신처럼 과거에 상처 받은 내가 희망을 주는 일을 하게 되었음을 말한다
한 줄기 희망이 그들과 함께 현실의 어두운 숲에서 햇빛이 환한 공감의 광장으로 손잡고
나간다
 
사랑하는 당신들,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사랑하는 당신들, 때로는 한 잔의 맥주와 스파게티가 있는 식사 때문에 살맛이 난다고
사랑하는 당신들, 때로는 한 잔의 소주와 삼겹살이 있는 자리 때문에 살맛이 난다고
사랑하는 당신들, 때로는 내 앞에 있는 리차드 기어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닮은 사람이 있기에 살맛이 나기도 한다고
사랑하는 당신들, 행복은 생각보다 작은 것에 있다고
 
 
 
 
 
▷▶ 작가약력 -------------------------------------------------------
* 중부대 대학원 한국어학 석사
* 2014 ⟪서정문학⟫신인상으로 등단
* 2021 세종시 문화재단 지역문화예술 특성화지원사업 수혜
* 시집 『그 여자, 캄캄한 달빛』
* 현재  세종시 교육청 한국어 교원
* 한국시낭송연합회  세종 연합 회장
 
 

silverinews 이은숙 news1@silverinews.com

<저작권자 © 실버아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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