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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방향
김병걸 뒤로 가는 좌석에 앉아
처음가는 익산행 기차를 달린다 바람보다 빠르게 가는데도 차창에 못 담는 풍경이 없으니 천천히 천천히 오래 볼 수 있어서 참 좋다 바로 앉아 갈 때는 미처 가져가지 못하고 흘린 그것들이 또렷이 나와 나란히 앉아서 간다 시간이 접은 생각들이 대자로 누운 궤도 빨리 가든 늦게 가든 혼 날 일 없는 역방향 지나간 날은 소환 못하지만 이 기차처럼 뒤로 갈 수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나 예서 뛰어내릴텐데 뒷자리에 탄 꼬마가
신기한듯 기차가 왜 뒤로 가냐고 묻는다 얘야 너도 살아봐라
앞으로 가도 뒤로 가는 일이 허다하단다 삶은 신기한 것이 아니라 엉뚱한 거란다 그리고 뒤로 달려도 하나 어지럽지 않다는 것을 알 때 쯤이면 기차는 멈추어 선단다 ▷▶ 작가약력 -----------------------------------------------
- 대구예술대학교 방송연예과 졸업
- <문학세계> 등단
- 시집 <낙동강>, <멍석>, <달빛밟기>, <도마>
- 수필 <노래로 연 나의 세상>, <뽕짝은 아무나 하나>
- 가요 <안동역에서>, <분교>, <벤치> 등 2,000여편 발표
- 영랑문학상 작가상 수상
- 월간 순수문학상임 편집의원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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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verinews 김병걸 news1@silver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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