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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세상을 바꾸는 혁신의 주체로 봐야”

기사승인 2021.04.06  15:3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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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회 리빙랩과 젠더 포럼, “시니어를 젠더 관점에서 재해석하다” 주제로 열려

 
고령인구 비율 증가로 고령자의 경제적 빈곤, 차별, 학대, 소외 등 각종 인권 문제가 나타남에 따라 기존의 노인에 대한 인식이 ‘개개인을 주체적으로 식별’하는 방향으로 다시 정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니어들이 스스로 삶의 주체로 살아갈 방안을 연구하고 나이 듦에 대한 두려움 없이 스스로를 존중하고 쾌활한 삶을 보낼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는 다양한 관점, 특히 ‘젠더(gender, 사회적 성) 관점*’에서 타파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 젠더 관점: 각종 제도나 정책에 포함된 특정 개념이 특정 성(性)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하지 않은지, 성 역할 고정관념이 개입되어 있는지 아닌지 등의 문제점을 검토하는 관점)
 
이런 면에서 고령자가 적극적인 사회참여를 통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취지로 성남 고령친화종합체험관(관장 김규호)은 지난 31일 ‘시니어를 젠더 관점에서 재해석하다’라는 주제로 ‘제4회 리빙랩과 젠더 포럼’을 온라인 중계로 개최했다.
(* 리빙랩: 기술이나 사회의 혁신을 목표로, 사용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현장 중심적 문제해결 방법론)
 
[▲발제하는 성지은 선임연구위원(과학기술정책연구원)]
 
이날 포럼에서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성지은 선임연구위원(한국과학기술정책연구원)은, ‘왜 우리는 시니어를 젠더 관점에서 논의하는가’의 주제와 관련해 “이제는 시니어를 산업의 주체가 아닌 인권의 주체로, 행복·복지의 주체로, 세상을 바꾸는 혁신의 주체로 봐야한다”며, “그동안 혁신이란 것은 산·학·연 전문가의 일이었으나 이제는 여성 뿐 아니라 어르신, 시니어도 하나의 축으로 기능할 수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그는 “시니어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시니어를 ▲돌봄의 대상이자 돌봄의 주체 ▲새로운 산업의 대상이자 소비 주체 ▲R&D 객체이자 주체로서의 시니어 ▲은퇴의 대상이자 노동의 주체 ▲놀고 즐기는 주체로서의 시니어 ▲사회/기술 시스템 전환 및 사회혁신의 주체 등 6가지로 봐야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일례로 그는 “‘돌봄의 대상이자 돌봄의 주체’인 시니어에 대해 ‘심신 허약 및 건강불안‘, ‘고독감’과 같은 부정적 편견이나 인식을 바꿔야한다”면서 재가 케어, 노노 케어 등 함께 돌보는 주체로서의 역할 및 관계 정립이 필요함을 상기시켰다.
 
또한 시니어가 새로운 산업(혁신)의 대상이면서 소비의 주체이므로 시니어의 욕구/수요/실태를 반영한 기술/제품/서비스의 개발이 필요하며 당사자, 소비자, 생활자, 최종 사용자로서의 새로운 역할 부여 및 참여 확대가 중요함을 역설했다.
 
 
[▲정덕영 부관장(성남 고령친화종합체험관)의 발표]
 
이어서 ‘리빙랩 활동을 통해 본 시니어의 평가와 과제’를 주제로 발표한 정덕영 부관장(성남 고령친화종합체험관)은 “이곳 체험관에서 연구개발하며 시니어를 우리가 기술을 만들어 돕는 대상으로 보는 관점을 가졌으나, 리빙랩(Living Lab)을 자체 운영하며 이러한 톱다운 방식이 잘못임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우리가 좋다고 생각해 개발한 기술, 서비스가 어르신들에게 사용이 안 되면서 보편화가 안됐다. 시니어가 자체적으로 개발해서 기업과 함께 가야한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정 부관장은 ‘시니어 리빙랩’(성남 고령친화종합체험관)의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리빙랩(living lab)이 사용자가 적극적으로 과학기술 혁신활동에 참여 가능한 ‘사용자 주도 개방형 혁신 생태계’를 의미하는 만큼, 사용자와 생산자가 공동으로 혁신을 만들어 가는 실험실이자 테스트 베드인 ‘실제 생활 현장’에서 사용자가 설계 및 개발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성남 고령친화종합체험관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시니어의 역할은 ▲숙련된 기술 ▲지식의 전수 ▲사용성/실증 평가 참여 ▲경제적 부담 축소 ▲고령자의 데이터 제공이며, 체험관의 역할은 ▲사회적·경제적 참여 지원 ▲고령친화제품 및 서비스 지원 ▲지속적인 시니어 맞춤 정보 공유 ▲교육 및 재취업 기회 제공이라고 말했다. 양쪽의 상호작용을 통해 시니어는 경제·심리적 문제 해소, 사회참여·여가 활동이 증가하고 체험관은 사용성 평가, 시니어의 니즈 파악 등의 기대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부관장은 시니어 리빙랩 활동으로 고령친화 제품 및 서비스 개발에 참여하는 실례를 전했다. 수요자인 시니어가 고령자 재활운동 기기나 자세변환 전동침대 제품의 개발, 연구 과정에 직접 참여해 방향성을 제시하며 개선을 도모하고, 체험관은 디자인·안전성·효과성·사이즈·가격 등 소비자 중심의 개선된 고령친화제품을 개발·보완해 기업의 활용성을 확대하고 사용성 평가를 실시해 그 결과를 반영한다는 것이다.
 
덧붙여 정 부관장은 시니어 리빙랩의 운영 과제로 ▲고령사회 전반적 문제 해결을 위한 리빙랩 플랫폼으로 지속 발전 ▲여성 노인 맞춤형 교육프로그램 운영으로 사회참여 확대 ▲잘못된 노인 인식을 전환하기 위한 성평등 관점에서의 노인 인권 대책 마련 등을 들었다.
 
 
[▲발표하는 이한철 총감독(나우사회혁신네트워크)]
 
세 번째로 이한철 총감독(나우사회혁신네트워크)은 ‘음악으로 리빙랩 하기’ 주제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고령화, 질병 장애, 기후위기, 물질주의, 외로움·고립 등의 현실에서 우리가 행복한지를 돌아보고, 음악이 가진 ‘연결’, ‘성장’, ‘연대’, ‘시민역량강화’의 힘을 사회에 적용하고 확산시켜감으로써 음악으로 사회혁신을 하자는 것”이 추진하는 프로젝트의 배경이라고 밝혔다.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나이가 들어도 질병·장애가 있어도 나답게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사회’를 추구하며 이에 대해 노래로 만들어 진행하는 것이다.
 
‘노년 반격’은 음악에 취향 있는 시니어의 등장을 뜻하는 프로젝트다.
 
그는 또한 ‘돌봄을 위한 지역관계망’과 연결된 노래 만들기로 ‘알로하하하’와 ‘위대한 복식클럽’을 진행했다. 노원구 치매안심센터와 만든 ‘알로하하하’는 훌라춤을 추는 합창단으로 경도인지장애 어르신들로 구성돼있으며, ‘위대한 복식 클럽’은 돌봄센터의 어르신 및 생활지원사들을 2인 멤버로 해 탁구나 배드민턴의 복식조처럼 팀워크가 잘 맞는 노래 부르기, 악기 연주를 진행한다.
 
이 총감독은 “‘알로하하하’ 멤버인 여성 어르신의 경우 프로젝트 시작 전 처음 인터뷰할 때 우셨으나, 노래 만들기가 끝나고 스튜디오 녹음일에는 활짝 웃는 모습으로 드라마틱하게 달라진 표정을 보였다”라며 프로젝트가 효과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총감독은 “초고령화 사회를 앞두고 고립된 고령자, 외로운 노인들 (젠더 관점 사회적 소외자)이 문화예술 리빙랩을 통해 시민역량이 강화되고 공동체 구축으로 이어지며, 따라서 시니어가 장수사회 혁신의 주체로 전환해가는 것이 성과이자 더욱 강화해갈 과제”라고 밝혔다.
 
 
[▲김지희 대표 ((주) 효돌)의 발표]
 
이날 포럼의 마지막 순서로 김지희 대표 (㈜효돌)는 ‘고령 산업의 혁신 주체로서 시니어에 대한 재해석과 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부모사랑 효돌’인 돌보미 토이(toy)를 보급하는 김 대표는 “연구를 위해 어르신 댁들을 관찰 결과 생활이 단조롭고 고립되어있는 경우가 많아 어르신의 일상을 케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며, 특히 서양보다 아시아, 그중 특히 한국 노인들의 자존감이 낮다는 연구결과를 인용했다.
 
따라서 자존감 향상을 위해 심리적, 정서적인 부분이 필요한 만큼, 돌보미 토이가 “할아버지 사랑해요” “할아버지 없으면 안되요. 저는 할아버지 편이에요”, 또한 터치와 인터랙션으로 안아주면 “할아버지 저를 안아주셔서 감사해요” 등과 같은 사랑과 애정의 표현과 칭찬 · 격려의 대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건강이나 자아존중감에 지대한 역할을 하는 만큼 실제 임직원들이 마음에서 우러나는 말을 시나리오로 만들었음을 밝히면서, 산업초기인 고령친화업계의 모든 기업들이 리빙랩을 운영하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 대표는 “고령산업의 혁신 주체로서 시니어가 있는가?”라는 명제에서 실제로는 시니어가 ‘소비자’는 아니며, 관공서나 지자체가 ‘구매자’인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따라서 고령산업에서 목소리, 니즈, 취향이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구체적 사례로 어르신에게 실시간 건강관리 스마트기기가 제공되고 있으나 스마트폰이 기기와 연결되어야 하는 점, 외부 데이터 전송이 필요한 점 등 현장에서 괴리되는 문제가 있음을 언급했다.
 
또한 정치권이나 보건복지 행정 부문에서 건강 솔루션을 제공하려 할 때 복지 기술을 정해주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해결할 문제에 대해 민간이나 리빙랩에서 연구를 통해 솔루션을 제공할 여지가 있어야 함에도 현장의 목소리 감안 없이 솔루션이 정해지는 경우가 적지 않음을 아쉬워했다.
 
김 대표는 어르신이 R&D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에 공감한다며, 어르신이 참여해야 고령친화산업에서 최적의 솔루션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또한 어르신의 데이터가 실시간 수집되면서 빅데이터에 어르신들이 참여하고 있는 ‘생산자’로서의 역할은 아주 중요하다고 보았다.
 
 
[▲“시니어를 젠더 관점에서 재해석하다” 주제로 열린 제4회 리빙랩과 젠더 포럼의 토론시간]
 
4명의 주제 발표에 이어 토론시간에는 송위진 선임연구위원(과학기술정책연구원)을 좌장으로 서정주 부장(한국에자이), 신준영 대표(㈜캐어유), 장성오 대표(㈜복지유니온), 정나나 총괄팀장(서울 노원구 치매안심센터)이 패널로 참여해 각기 의견을 펼치며 마무리했다.
 
 

silverinews 박승범 news1@silver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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