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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아베 신조(安倍晋三) 회고록』을 다각적으로 읽다 ①

기사승인 2023.06.17  09: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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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키 교수의 의료시평'(211) "문화련 정보" 2023년 6월호(542호): 20~24쪽)

(통권 227호 2023.06.01. 논문1-1)
 
논문: 『아베 신조(安倍晋三) 회고록』을 다각적으로 읽다 ①
('니키 교수의 의료시평'(211) "문화련 정보" 2023년 6월호(542호): 20~24쪽)
 
 
서론
 
올해 2월에 출간된 “아베 신조 회고록”이 발매 한 달 만에 20만 부 이상 판매되는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1). 이 책과 관련하여 지난 3월에, 평소 의견과 정보를 교환하는 친구인 민간병원 원장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메일을 받았습니다. ‘“아베 신조 회고록”을 샀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저에게는 독선적인 느낌이 너무 강해서 다 읽지 못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는데, 내 편이 아닌 사람들에 대한 배려, 그러한 배려가 조금도 느껴지지 않아 읽기가 힘들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읽기를 중단한 것은 처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에 대해 저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습니다. ‘저도 00씨와 같은 인상을 받았고 그러한 가치판단을 하지만, 연구자로서 필요한 책에 대해서는 좋고 싫음은 접어두고 읽는 훈련을 하고 있기 때문에(웃음), 끝까지 꼼꼼히 밑줄을 그으며 읽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의료・사회보장정책 분석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지만, 제가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에 대해 적어볼까 합니다.
 
먼저, 이 책이 역대 최장기 정권인 아베 정권을 검증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사적 자료라고 평가하는 것과, 아베 총리 스스로도 장기집권의 관건이 경제정책이었다고 인정하고 있다는 점을 소개합니다. 다음으로, 아베 총리는 대부분의 질문에 대해 강경한 발언을 하면서도 재무성과 후생노동성에 대한 비판을 반복하는 한편, 총리 퇴진의 계기가 된 코로나 대응에 대해서는 반성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마지막으로 사회보장 개혁에 대한 두 가지 중요한 증언을 소개합니다.
 
역대 최장기 정권 검증의 가장 중요한 역사적 자료
 
“아베 신조 회고록”은 아베 총리가 총리 퇴임 직후인 2020년 10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총 18회, 총 36시간에 걸쳐 진행된 472쪽 분량의 장대한 인터뷰로 이루어진 대작입니다. 마지막 장을 포함해 총 11장으로, 제1장은 총리 퇴진의 계기가 된 2020년 '코로나19 확산'이 주제이고, 제2~10장은 대부분 시계열적으로 서술되어 있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하시모토 고로(橋本五郎) 요미우리신문 특별편집위원은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와 같은 이른바 '형식적인 질문'은 가급적 피하고... 많은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점이나 '아베 정치'에 대한 엄중한 비판도 감안하여 솔직하게, 직설적으로’ 질문하고 있습니다(395쪽). 다만, 원자력 발전과 구(舊) 통일교회(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에 대해서는 질문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도 대부분 정중하게 답변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아베 총리가 단순한 매파(Hawks)1)가 아니라 뛰어난 정치적 감각을 가진 현실주의자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특히 곳곳에서 아베 총리가 보수 강경파와 거리를 두고 있는 것에 주목했습니다: ‘저를 지지하는 보수파 사람들은 항상 100점 만점을 요구하지만, 그런 것은 정치 현장에서는 불가능합니다’(160쪽) 등. 또한 질병의 재발로 인하여 2020년에 사임하면서, '가장 아쉬운 점'으로 헌법 개정을 언급하지 않은 것(67쪽)에도 주목했습니다.
 
그리고 해외 정상이나 국내 정치인에 대한 아베 총리의 솔직하고 날카로운 인물 관찰에도 주목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 도지사에 대한 다음과 같은 평가는 탁월하다고 생각합니다: ‘고이케 씨는 항상 조커입니다. (중략) 그녀는 자신이 조커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녀의 약점은 놀라울 정도로 실무가 약하다는 점입니다’(263, 264쪽). 다른 한편으로는 푸틴 대통령에 대한 평가와 그에 대한 대응인데, 지금 보면 너무 허술했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181~185쪽).
 
저는 지금까지 후생노동성 OB(퇴직자)의 성실하지만 '품위 있는' 구술사를 많이 읽어왔지만, 그것과는 달리 아베 총리는 희로애락을 앞세워 이야기하고 있어 역대 최장기 정권을 검증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역사적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아베 내각의 철통같은 정보관리를 주도한 기타무라 시게루(北村滋) 전 내각 정보관・국가안전보장국장이 '감수'하고 '사후에 원고를 체크'(395쪽)한 것을 감안하면 외교・국방 등 민감한 발언은 수정・삭제되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장기집권의 관건은 경제정책 중시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아베 총리가 제1차 내각의 좌절을 진지하게 반성하고, 그것을 헌정사상 최장기 정권이 실현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다는 점입니다(마지막 장 '헌정사상 최장기 장기집권을 실현할 수 있었던 이유').
 
저는 제2장 ‘총리로!’에서 다음과 같은 솔직한 발언에 주목했습니다: ‘제1차 내각은 매우 이념적인 정책이 많았다.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유권자들의 관심은 역시 일상의 삶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이 부분에도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때 지지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기 때문에 제2차 내각에서는 경제정책을 중시하게 되었습니다.'(93쪽).
 
아베 총리는 마지막 장에서 다음과 같이 회고했습니다: ‘아베 내각은 젊은 층의 지지가 매우 높았다. 그 이유는 고용, 특히 취업 환경을 개선했기 때문이다.’, ‘꾸준히 경기 회복에 노력하지 않았다면 아무리 매파적인 정책을 펼쳤어도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최장기 정권은 될 수 없었을 것이다.’(386-387쪽).
 
오래된 이야기라서 죄송하지만, 저는 이 발언들을 읽으면서 1992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클린턴 후보가 "It's the economy, stupid!"(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현직 공화당 부시 대통령을 이겼던 것이 생각났습니다(2). 그러나 클린턴 대통령이 임기 8년 동안 미국 경제의 회생과 재정균형을 달성한 것과 달리, 거의 같은 임기(7년 8개월)였던 아베 총리의 경제정책(적자국채 대량 발행 = 이(異)차원적 금융완화2)를 주축으로 한 아베노믹스)으로는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지 못 했고, 국가재정은 더욱 악화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강경한 발언이 대부분이지만 재무성에 대한 비판은 심하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것은 아베 총리가 이 책 전체에서 재임 중 벌어진 각종 스캔들과 실책(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포함해 대부분의 질문에 대해 강경한 발언을 하면서 잘못을 거의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특히 심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모리토모 학원의 국유지 매각 문제3)는 내 발목을 잡기 위한 재무부의 계략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음모론'적인 발언(313쪽)입니다.
 
이 부분을 포함해 아베 총리의 재무성 관련 비판은 10군데가 넘는데, 총리 시절 재무성 비판을 발판 삼아 정권을 운영한 것처럼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위 발언을 포함해 비판의 근거가 되는 것은 거의 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재무성을 악당 취급'하는 주장에 대해 사이토 지로(西藤次郎) 전 재무성 사무차관이 "문예춘추(文藝春秋)" 5월호에서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는데, 저는 이쪽이 더 설득력이 있다고 느꼈습니다(3).
 
사이토 씨는 지적하지 않았지만, 제가 아베 총리의 재무성 비판에서 가장 어이없다고 느낀 것은 '일본은행은 중앙정부의 자회사와 같은 존재'라는 인식에 입각해 ‘만약 [국채의 대량 발행으로 – 니키] 과도한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지면, 즉시 긴축재정을 실시하면 된다.'라고 발언한 것입니다(53쪽). 이 주장은 MMT(현대화폐이론)의 주특기이기도 하지만, 긴축재정에서 가장 먼저 시행되는 것이 사회보장비의 삭감이며, 이로 인해 국민들의 생활이 큰 타격을 받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발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 아베 총리가 거의 유일하게 반성하는 것은, 2019년 11월 예산위원회에서 일본공산당 다무라 토모코(田村智子) 의원이 제기한 '벚꽃 구경 모임' 사건에 대해 '반성하고 있습니다', '매우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사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치적인 책임이 무겁습니다'라고 5차례에 걸쳐 사과하고 있는 것입니다(363~365쪽). 이 점에 대해 이와타 아키코(岩田明子) 전 NHK 해설위원도 "문예춘추" 5월호에서 ‘내가 취재하면서 느낀 점은 아베 총리가 두 사건[모리토모 문제·가케학원 문제4)]과는 달리 가장 괴로워한 것은 “벚꽃 구경 모임” 문제였다’고 말했습니다(4).
 
 
  * 문헌 ------------------------------------------------
 
(1) 安倍晋三(저서), 橋本五郎(인터뷰 진행자), 尾山宏(인터뷰 진행자・구성), 北村滋(감수) 『安倍晋三回顧録(아베 신조 회고록)』 中央公論社, 2022.
 
(2) 西川賢 『ビル・クリントン 停滞するアメリカをいかに建て直したか(빌 클린턴, 침체된 미국을 어떻게 재건했는가?』 中公新書, 2016, 65~66쪽.
 
(3) 齋藤次郎 「『安倍晋三回顧録』に反論する(“아베 신조 회고록”에 반론하다)」 『文藝春秋』 2023년 5월호: 110~117쪽.
 
(4) 岩田明子 「安倍晋三秘録⑧モリ・カケ・桜(아베 신조 비밀기록 ⑧ 모리·가케·벚꽃)」 『文藝春秋』 2023년 5월호: 126~135쪽.
 
(5) 大岩ゆり 『最後の砦となれ 新型コロナから災害医療へ(최후의 보루가 되어라. 코로나19로부터 재해의료로)』 中日新聞社, 2022, 205~207쪽.
 
(6) 二木立 「『ニッポン一億総活躍プラン』と『地域共生社会実現本部』資料を複眼的に読む("일본 1억 총활약 플랜"과 "지역공생사회실현본부" 자료를 다각적으로 읽다)」 『文化連情報』 2016년 10월호(463호): 18~23쪽(『地域包括ケアと福祉改革(지역포괄케어와 복지개혁)』 勁草書房, 2017, 68~79쪽).
 
(7) 二木立 「第二次安倍内閣の医療・社会保障改革の総括(제2차 아베 내각의 의료·사회보장 개혁의 총괄)」 『文化連情報』 2021년 1월호(514호): 12~22쪽(『2020年代初頭の医療・社会保障(2020년대 초반의 의료·사회보장』 勁草書房, 2022, 40~56쪽).
 
 
역자 주1) 매파는 전쟁에 관한 논의에서 전쟁에 대한 지속이나 확대를 선호하는 정치 파벌을 의미한다. 특히 미국
         에서 주로 외교정책에 있어서의 강경파를 가리켜 매파라고 부르기도 한다. 반대 용어는 비둘기파라고 한다.
역자 주2) 양적 완화와 질적 완화를 병행하는 금융정책.
역자 주3) 2017년에 발생한 일본 오사카의 학교법인 모리토모 학원(아베 총리의 측근 운영)과 연루된 정치비리사건.
역자 주4) 학교법인 가케 학원의 에히메현 이마바리시에서 오카야마 이과대학 수의학부 신설 계획을 놓고 내각부가 
        문부과학성을 압박하고 있었다고 하는 문제.
 
 
(다음회에 계속 ☞)
 
 
 
 

니키 류(원저자) / 이영숙(번역) news1@silver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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