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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의 사는 이야기] <교육연극협동조합 재미사마> 서하경 대표 ②

기사승인 2021.04.15  16:3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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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으로 타인의 삶을 경험하고 나면 공감능력이 커지죠”

- 무대에서 박수 받아본다는 것... 자존감을 키우는 특별한 경험 -
- “앞으로 50대들끼리의 모임이 아닌 30~40대와 함께해야 존속 가능” -
 
》》 재미사마가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 중, 몇 가지 사례만 말씀해주신다면?
 
▶ 시니어 이야기 활동가 심화교육
부평 지역에서 2019년 700회 이상의 공연을 했던 65~75세의 여성분들로 이루어진 연극 활동가들에 대한 교육이었습니다. 초등학교, 유치원을 방문해 주제에 맞는 연극공연을 하시는 탄탄한 활동가 모임인데, 공연을 통해 본인들은 자존감 높아지고 1인당 활동비로 1만원씩만 받지만 연극의상도 직접 만드실 만큼 열정적입니다.
 
(사진 6) 부평구 시니어 이야기 활동가들의 창작극 '거기 있었구나'
▶ 교실에서 연극하기
청소년을 위한 인문 · 환경 · 예술 융합 학교 창의교육입니다. ‘학교 금연교육 연극 ’담배여왕의 유혹‘, ’전봉준의 시대를 살아보며 연극하기‘ 등으로 학생들이 직접 희곡을 만들고 연극공연을 했습니다.
 
▶ 괜찮은 혼자
2019년 서울50+재단 공모사업으로 ‘1인 가구’에 대한 인식개선 캠페인으로 진행했던 연극 프로그램입니다.
 
이 “괜찮은 혼자” 연극은 서초구 ‘시니어스마트학교’에 참가했던 평균 연령 70대의 분들이 50+ 중부캠퍼스 저의 연극교실에 참여하러 오셔서 그 대본으로 서초구에서 다시 공연을 했습니다.
 
▶ 딴 짓하는 주부 워크샵
(재)원주문화재단의 지원으로 진행된 주부들 자존감 여행 프로그램입니다. 주부의 일상문화를 탐색하고 필요한 환경을 주도적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특강, 워크숍, 당사자 연구로 이뤄졌습니다.
 
(사진 7) 원주문화재단과 함께한 '딴 짓하는 주부' 워크샵
 
가사와 육아로 집안에 갇혀있던 30대~50대 주부 수강생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은 기회를 주고 수강생은 자신의 과거를 객관화하는 체험을 가지면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찾게 되는 거죠.
 
▶ 오산시의 100년 시민대학
오산시 주부들 대상으로 진행했습니다. 사회적 관계 확장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활주로(활기찬 주부들이 가는 길)라는 커뮤니티를 만들었지요. 이분들은 자신들의 희곡 ‘첫눈’으로 정식 공연을 했습니다.
 
▶ 2020 실패박람회
실패고수전(김미화), 낭만실패전(정재찬), 운수실패전(이정모)의 3가지 주제에 맞춘 연사들의 강의와 50+ 당사자들의 이야기로 진행한 토크 콘서트입니다. ‘실패를 대하는 50+ 자세’를 논해보는 자리였지요. 행정안전부와 함께 진행했습니다.
 
(사진 8) 2020 실패 박람회 - '나의 보물같은 실패 이야기'
》》 교육연극을 통해 참여자의 자존감과 자신감을 키운다는 점을 강조하시는데 그 원리, 메커니즘은 어떻게 작동되는 것인가요?
 
무대에 서는 경험은 특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무대에서 박수를 받아본다는 장면을 상상해보세요. 굉장히 다릅니다. 자존감이 생기고, 자존감이 올라갑니다.
 
특히 한국 사람들은 뜻밖에 주목받아 보는 경우가 별로 없는데, 배우처럼 걷기부터, 말하기부터 주목 받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혼자 하기는 쑥스럽고 힘들지만 같이 하면 해볼 만한 거죠.
 
또한 중요한 것은, 전문 연극배우가 되는 게 아니라 자신들의 이야기를 모아 희곡을 쓰고 연습 후 배우로 공연까지 하는 과정에서 ‘협업’의 경험, ‘관계’를 맺는 것이지요. 대표적으로 50+세대를 위한 “우리들의 연극교실”이 그런 프로그램 중 하나이구요.
 
(사진 9) '우리들의 연극교실' (50플러스 중부캠퍼스)
》》 자존감, 자신감 이외에도 수강생들이 얻을 수 있는 가치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연극에서 “되어보기”가 아주 중요한데, 그게 최대의 장점인 거죠. 연극은 ‘만약..’이라는 가정이잖아요. ‘무엇이라면..’으로부터 시작해서 깊이 들어가면 잠시 그 시간동안은 해당 인물이 되는 겁니다.
 
타인의 삶을 살아보는 일은 연극을 하지 않으면 올곧이 경험하기 힘들지만, 타인의 삶을 경험하고 나면 공감능력이 커집니다. 연극작업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교육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겁니다.
 
》》 타인의 삶을 살아보는 역할을 통해 이해와 공감능력이 커진다는 것.. 의미가 대단하네요.
 
네. 자식을 키운 부모 입장만이 아니라, 며느리 입장, 자식 입장에서도 생각해보고, 그 입장으로 역할극을 해보는 거죠. 어떤 질문을 받았을 때 자신과는 다른 입장이었던 그들과 똑같은 대답과 반응이 결국 나오게 되는 겁니다. 남편, 자식, 며느리에게 실망하고 불만이 많지만 그 상황, 입장으로 가보면 그 말 밖에 할 얘기가 없다는 것.. 그러면 사람에 대해 이해가 되는 거죠. 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
 
》》 교육연극이 활발히 펼쳐지면 좋겠는데, 코로나로 어려움이 있으실 텐데 어떻게 극복하고 계신지.. 올해 구상내용은 무엇인지요?
 
저희는 2019년 12월 시점부터 코로나로 모이지 못하게 되면 큰일 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모든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진행할 수 있게 준비해야 된다고 판단해서 모여 회의하고 다른 조직들보다 일찍 3월쯤에는 온라인 강의 인력풀(pool)이 준비됐죠. 저희 조합에 의료계 종사하시는 분들도 계셔서 그런 판단을 할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 상황이 지속돼서 어렵지만 “온라인 접속이라도 만나야한다”고 말씀드립니다. 어떻게 해서라도 만나야하는 거죠. 온라인으로 책 읽는 모임도 하는데 무슨 이유든 자주 봐야합니다. 인간관계가 있는 만큼 누가 먼저 연락할 것인지 기다리지 말고 누군가 제안해서 1:1 만남 말고 뭉치고 얼굴 보는 거죠.
 
재미사마 시무식을 줌(Zoom)으로 합니다. 오늘은 삼선동 별빛 도서관에서 인터뷰를 하지만 중부캠퍼스 안의 공유사무실에서 연말 송년회도 줌으로 했습니다.
 
》》 중부캠퍼스의 공유사무실에 입주해 있으신데 어떤 도움이 되는지?
 
(사진 10) 교육연극을 통해 삶의 변화를 추구하는 서하경 대표
2018년 공유사무실에 입주해 들어갔고, 다양한 분야의 50대 분들을 만나게 된 것이 장점입니다. 공유와 사무실의 2가지 의미를 지닌 공간을 함께 공유하면서 다른 커뮤니티와도 동료가 돼서 좋습니다.
 
재미사마가 공유사무실 대표 역할을 하게 됐는데 커뮤니티, 단체들의 근황이나 활동상황을 항상 응원하는 마음으로 보고 있지요. 이러한 사무실 공간이 주어진 점을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사업하시면서 지자체나 기관 등에게 요청하시는 바가 있으신지요?
 
각종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하는 지자체, 공공기관들이 적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강사료 책정을 적절히 해주시기를 요청드립니다. 공기관과 회의에서 돈 얘기하기가 불편하지만 그 이야기를 가장 길게 합니다.
 
강사들에게 좀 더 좋은 조건을 주어야하는 이유는, 받을만큼 받아서 가장 소중한 사람 자원인 강사들의 자존감을 지킬 수 있게 되고 제공 프로그램의 품질이 우수함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모 사업 등에서도 기획비를 정확히 인정해주어야 합니다. 그것을 항상 설득하지요. 사람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으면 이 사업에 누가 뛰어들지.. 또한 이끌어나갈 인재가 생길까요?
 
일례로 강사료 높여주고 그 금액 내에서 필요한 준비물을 강사가 갖춰오게 하면 됩니다. 자기 강의를 망치면 안되니 잘 준비해 오게 됩니다. 홍보도 알아서 스스로 하고요.
 
》》 재미사마 협동조합 활동에 참여하려면 어떤 자격이나 조건이 있어야 하는지요?
 
특별한 조건은 없습니다. 교육연극 강의 들었던 50대분들이 친해지니까 조합 회원 되신 분들도 있구요. 심지어 강사활동에 뜻이 없으시거나, 전혀 무관한 직업을 가진 분들, 혹은 활동여력도 안되는데 그냥 사람이 좋아서 만나고 싶어서 회원이 된 분들도 상당히 있습니다.
 
한 달에 한번 워크숍하고 가볍게 반주로 술 한 잔도 하고요, 대부분 여성분들로 대체로 이야기를 많이 나눕니다. 함께 책도 읽구요.
 
(사진 12) 오산시 백년 시민대학의 주부 프로그램
》》 마지막으로 50대의 활동, 커뮤니티나 단체 · 모임에 대해 조언을 주신다면...
 
첫 번째, 커뮤니티를 많이 만들어 본 경험으로는 잘되는 커뮤니티는 사람들을 보고 싶어 해야 한다는 겁니다. 일단 사람끼리 친해지고 난 다음에 할 일을 찾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무언가 실패하더라도 다른 것을 하면 되니까요. 그런 커뮤니티는 절대 안 깨집니다.
 
두 번째는, 50대 끼리만 구성원을 만들지 말고 30~40대와 함께하라고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재미사마 회원 대부분은 50대이거나 50대를 준비하는 40대인데, 30대~60대에 이르기까지 세대가 걸쳐있다는 것이 특징이죠.
 
50대 이상끼리만 모이면 매우 어려운 길을 걷게 될 거라고 믿습니다. 세상이 빨리 변하고 있는데 젊은 세대들이 목소리를 보태지 않거나 들어와서 보태기 어려운 형태의 구조라면 그렇습니다. “내가 말해봤자.. 뭐 반영되겠어?”라는 분위기가 재미사마에겐 없어요. 50대 중반인 제가 대표이지만 대표는 단지 역할일 따름이고 모든 이의 목소리가 동일하게, 자신 있게 표출됩니다. 50플러스는 무조건 그렇게 구성해야 한다고 봅니다.   
 
 

silverinews 조운현 객원기자 news1@silver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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