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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의 사는 이야기] <시니어 비즈니스 취·창업 준비 단체 ‘시니어 브릿지’> 이정기 대표 ②

기사승인 2021.06.08  16: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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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세대 지식·경험에 맞춰 실버식품·돌봄로봇·액티브 시니어모델 등 우선 교육 추진

“시니어 비즈니스는 중장년이 잘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나이를 넘어 도전하는 용기, 필수역량 갖추는 준비 바람직”
 
(사진 9) 시니어 브릿지 전체 모임
》》 2019년 당시 교육이나 인턴십은 아무래도 요양, 돌봄 중심이었을 것 같습니다만, 좀 더 구체적으로 이번 적합인력 양성과정에서의 사업영역 · 업종은 어느 분야로 추진하는지 얘기해주신다면.
 
네, 2019년 당시 인턴십은 요양 돌봄 쪽으로 많이 했지요. 그 부분이 기본이니까요. 그런데 제가 작년 1년간 실버산업전문가 포럼 모임에 계속 참여하면서 요양이나 돌봄을 안 할 수는 없지만 좀 더 범위를 넓히면 어떻겠느냐고 말씀을 드렸어요. 그래서 이번 적합인력 과정에서는 커리큘럼에 상당한 변화를 주었습니다.
 
교육받고 인턴십을 하는 이유는 가능한 한 취업하려는 것이고 기업은 고용 여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매출이 있어야 하고 또 성장성 있는 업체를 발굴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런데 공모를 통해서는 그런 기업이 잘 찾아지지 않을 수 있기에 사전에 해당 기업들을 발굴, 방문했어요. 업체들에게 저희 과정의 취지를 설명하고 공감대를 형성해가면서 필요한 직무 분야를 협의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추진해가는 겁니다.
 
이번 양성과정에서의 업체는 3가지 업종에 초점을 맞췄는데, 실버 식품, 돌봄 로봇, 액티브 시니어 모델(여가 문화 - 패션, 모델, 뷰티)입니다.
 
이런 분야를 준비하는 기업의 경우 취업이 될 만한 인력을 양성해서 맞춤형으로 들어가야 하는 거죠. 저희는 준비과정에서 중장년들이 굉장히 능력이 많다는 걸 확신했습니다.
 
2019년 당시 수강생이 20여 명이었는데 다양한 분야에 역량 있는 분들이 계셨어요. 이분들 중에서 인턴십으로 실제 고용까지 연결된 사례가 2명, 유연근무제 2명, 협업 형태까지 포함해 대략 5명이 기업과 이어졌습니다. 이곳이 직업학교도 아닌데 짧은 기간에 다 교육하는 게 안되지만 능력 있는 분들이 있다는 것은 확인한 거죠.
 
저희는 기업이 요구하는 조건 등의 관련부분을 많이 설명해드리고 필요인력이 지원하도록 하는 것이 일입니다. 저희가 수행했던 ‘당사자 연구’의 경우 2가지 분야로 연구했었습니다.
 
(사진 10) 시니어 브릿지의 ‘50+ 당사자 연구-연구보고서’ 표지 (2020년)

 

첫째, 기업들이 뭘 원하는 지입니다. 이것을 제대로 알아야 하죠. 왜 중장년층을 안 쓰려고 하는지 이유가 있는 거니까 기업의 불만사항을 해소해야 하는 것입니다. 둘째, 중장년층이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파악해야 합니다.
 
당연히 이 두 가지 사이에 간극, 갭이 생기잖아요. 그 간격을 어떻게 해소할 거냐, 완벽하지 않더라도 그러한 개념으로 커리큘럼이나 멘토링 계획을 세워서 잘 설명해드리는 일을 하는 겁니다. 부족해도 기업의 니즈(욕구)를 반영하고 인력 육성의 표현까지는 과하지만, 중장년의 마인드가 전환된다면 도움이 될 것으로 봅니다.
 
》》 중장년에게 적절한 취업, 창업 기회 제공을 위한 탐색과 고민의 과정이 만만치 않았을 듯합니다. 그런데 이번 적합인력 양성과정이 초점 맞춘 업종에 ‘돌봄 로봇’도 들어가 있는데 워낙 첨단분야라서 중장년을 위한 일자리 가능성이 존재할까요?
 
로봇 같은 경우 “중년층들이 로봇에 대해서 뭘 알겠어?”라고 해서 기회가 없을 것 같은데, 아닙니다. 과거에 해왔던 일이 다양한 분야에 걸쳐있고, 의외로 로봇 관련 경력자도 있습니다. 또 무엇보다 로봇 사업에 개발자만 필요한 게 아니죠.
 
제가 적합인력 · 적합 일자리라는 취지를 좋아하고, 중장년에 맞는다는 말씀드리는 이유가 있습니다. 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 흐름 속에 IT 인력을 원하고 있고, 중장년들은 해왔던 일이 대체로 기존 산업, 제조업 쪽인데요. 그런데 아무리 IT 분야라 하더라도 판매 영업, 마케팅에는 해당 기술에 대한 깊은 전문성이 필요한 건 아닙니다. 물론 기초지식은 필요하죠. 과거 영업이나 마케팅에서 일했던 분들은 고도의 첨단기술이더라도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의 기본지식에 대해 알면, 나이 듦에 대한 경험과 이해를 지닌 만큼 IT 기술로 사업하는 시니어 비즈니스 업체에 할 수 있는 일이 있거든요.
 
또 식품 분야에 꽤 경험 있는 분들도 많습니다. 마찬가지로 요양보호사나 사회복지사가 직접 식품을 만들어야 하는 건 아니죠. 어르신들의 욕구가 무엇인지를 잘 이해하니까 케어 대상자를 돌볼 수 있는 마인드가 있으면 업체에서 간단한 교육과 멘토링을 받아 일하면 되는 거거든요.
 
그런 개념으로 접근을 하니까 의외로 기업과 인력 간에 매칭이 어렵진 않겠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사진 11) 시니어 비즈니스 적합인력 양성과정 첫날
 
》》 젊은 층에 비해 50플러스 세대가 강점이 있는 것이네요.
 
그렇습니다. 치매의 경우만 해도 요양보호사나 돌봄자가 대개 맨투맨으로 일하지만, 대상자 이송(移送) 등 힘이 필요할 때 로봇을 활용하려는 부분이 있어요. 로봇 자체는 기계라서 한계가 있으니까 콘텐츠, 소프트웨어로 대응해야 하겠죠. 그런데 젊은 개발자들보다는 돌봄의 기본지식과 경험 있는 시니어들 자체가 콘텐츠이기 때문에 로봇 소프트웨어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거고요. 또 그분들이 조금만 교육을 받으면 제품을 설명, 제안할 때 도움이 되고, 오히려 장점이 됩니다. 꼭 노인을 직접 돌보는 일이 아니더라도 역할을 할 만한 게 많다는 것입니다.
 
(사진 12) “시니어 비즈니스는 중장년이 노
인을 더 잘 이해합니다.”라며 50플러스세대
의 강점을 강조하는 이정기 대표
업체에 처음 이런 얘기하면 기획담당자들은 “아, 좋겠네요”라고 반응하는데 개발자들은 "아. 그분들 모셔다 놓고 어떻게 하려고…."라고 부정적인 반응도 나옵니다. 아직은 모르니까 그럴 수 있지만, 실제 대화하다 보면 고령자 욕구를 이해하게 되고 저희 제안을 수긍하게 되면서 해보고 싶어 하더라고요.
 
이렇게 일자리의 초점을 고령자 대상 비즈니스의 전반으로 맞출 수 있고 중장년의 일자리가 생각보다 넓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전체 흐름으로 보면 일자리를 제공할 만한 기업을 발굴하는 일이 가장 윗단에 있는 것이고요.
 
요컨대 노인을, 심리를 더 잘 이해하는 중장년이 젊은 세대와 일자리로 경합하지 않고 좀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는 게 시니어 비즈니스라고 봅니다.
 
》》 이번 적합인력 양성과정에서 구성원분들이 모두 교육에 참여하시는지요? 내용을 조금 더 말씀해주시지요.
 
시니어 브릿지의 전체 구성원은 9명입니다. 이번에 수행하는 ‘시니어 비즈니스 적합인력 양성과정’ 프로젝트는 노력과 시간이 많이 필요해서 모두가 다 참여하진 않고 시니어 브릿지 3명, 실버산업전문가포럼에서 지원 1명 등 4명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적합인력 커리큘럼에서는 실제로 인턴십 직무를 제시한 전문분야의 기업체에서 직접 오셔서 사업분야를 소개합니다. 이런 것들을 포함해 지난 2019년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고요. 전체적으로 기본교육, 역량 강화, 전문분야로 나누어서 오전에 교육하고, 오후에 멘토링 시간으로 좀 빡빡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구성원 9명의 이력이 다양한데, 사회복지사나 요양보호사 자격증 보유한 분, 둘 다 가진 경우도 있고 일반 대기업 근무이력을 지닌 분들도 있습니다. 지금 시니어 비즈니스 분야 참여자들은 대부분 2019년 인턴십에 참여했던 분들입니다.
 
물론 활동 부문에서는 모두가 같은 것을 할 수는 없죠. 9명 중 2명은 인턴십 이후 고용돼서 현재도 근무하고 있어요. 채용 연계가 된 거죠. 또 창업한 분도 있고 특히 요즘 치매 관심이 커져서 치매안심센터에서 보수를 받으며 활동하시는 경우도 있고요.
 
》》 시니어 브릿지 운영하시면서 어려움도, 보람도 있으실 것이라 봅니다. 들려주실 만한 경험이나 에피소드도 있을 것 같은데요.
 
네. 어려움이라면 뭐랄까…. 자기 수입이 줄어든 사람도 있죠. 예를 들면 일주일에 두 차례 일하는 ‘보람 일자리’라는 지원사업이 있고. 청년들에게 일자리 주던 풀타임 ‘뉴딜 일자리’도 중장년한테까지 넓혔는데, 참여하면 돈을 받을 수 있잖아요. 그런데 참여하기가 곤란한 겁니다.
 
이번 ‘시니어 비즈니스 적합 일자리 양성과정’의 교육 책자만 살펴봐도 이러한 기획과 준비에 시간, 노력이 많이 들잖아요. 고정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면 할 수가 없어요. 심지어 업체에서 와서 일하라고 해도 준비하느라 자기 생업까지 내려놔야 할 정도의 상황이 생기는 겁니다. 애로사항인데 본인이 나름 판단해야죠. 따로 급여를 제공할 상황도 아니라서 자기의 희생이 따르는 겁니다. 참여자들은 비즈니스의 가능성은 물론 본인 역량을 그만큼 키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니까 하시는 것이라고 봅니다.
 
(사진 13) 시니어 브릿지 회원들의 춘천 워크숍
》》 그만큼 진정성이 있기 때문에 이런 프로젝트를 하실 수 있었던 듯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활동을 추진하거나 참여하려면 아무래도 어떤 자격, 조건 등 준비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대부분 50대 중후반의 분들인데 일률적인 자격 조건이 있는 것은 아니고, 무엇보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를 파악, 판단하는 게 우선이라고 봅니다.
 
공인 자격증이나 민간자격증을 여러 개 가진 분들도 보게 되는데, 5~6개, 심지어 10개 이상인 분들도 있어요. 시간이 남으니 자꾸 자격증을 따시는 것 같습니다만 그보다는 진정 자신이 뭘 하고 싶고, 하려고 하는지가 먼저이고 그에 필요한 자격증은 따는 게 좋죠. 하지만 자격증이 많다고 해서 꼭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시대는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시니어 비즈니스에서, 예를 들면 인턴십 파견이나 이번 적합인력 프로젝트에서 가장 먼저 살피는 게 사회복지사나 요양보호사 자격증인데 이런 경우 관련 준비가 돼 있다고 보는 거죠. 그다음, 반드시 그런 건 아니지만 컴퓨터나 전산 관련 업무경력이라면 로봇업체에서 할 일이 있을 것으로 생각을 하는 겁니다. 또 요양보호사 자격 있는 어떤 분은 식사 관련 관심으로 공부도 하셨던데, 실버 식품업체에서 일해 볼 수 있는 거겠죠. 그런데 어떤 자격증이라기보다는 본인이 어떤 경험을 했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단지 특정 경험을 하려면 자격증이 필요한 직무가 있으니까 자격증이 따라붙는 것 아닐까 합니다.
 
》》 50대 당사자에 대해 어떤 바람이랄지, 조언으로 마무리해주신다면?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제가 50+ 관련한 프로젝트 발표할 때마다 말씀드리는 2가지가 있어요. 용기 있는 사람이 미인을 얻는다고 하잖습니까. 용기 있는 사람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것이죠. 뭔가 내가 부족하다, 어렵다고 미리 포기하지 말고 용기를 갖고 도전해보면 좋겠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또 하나는 이번 프로젝트 첫날 오리엔테이션 강의에서도 언급한 ‘린치핀’(linchpin)입니다. 린치핀은 수레바퀴를 고정하는 핀인데,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이게 없으면 절대 안 돼요. 이것처럼 각자 필수적인 역량은 갖는 게 좋겠다, 어디에서나 꼭 필요한 사람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사진 14) 월례세미나 후 단체 촬영
 
》》 도전의 용기, 필수 역할을 갖자는 말씀인데, 여기에 뭔가를 할 때 지자체나 정부의 지원이 더해지면 천군만마가 되겠군요.
 
지자체, 기관, 정부의 지원은 찾아보면 많아요. 저희만 해도 50플러스재단이 제공한 육성 프로그램을 여러 개 활용했잖습니까. 창업지원 제도도 많습니다. 꼭 창업이 아니더라도 여러 가지 교육이나 컨설팅이 많으니까 자꾸 문을 두드려야죠. 말씀드렸듯, 각자 회원들 회비 받아 진행하기 쉽지 않은데 이런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다행스럽게 비용 지원을 받았었으니까 부담이 별로 없고 다행이었죠.
 
또 50플러스 캠퍼스에서 사무실 공간을 공유하며 활용하는 게 상당히 장점이 있고, 더불어 멘토링, 조언과 안내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 아닐까 합니다. 누구든 많이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silverinews 조운현 객원기자 news1@silver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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