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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의 사는 이야기] <병원동행 서비스 ‘원케어휴’> 구자영 대표 · 강유경 이사 ②

기사승인 2021.04.30  14: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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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 존중의 돌봄 방식 ‘휴머니튜드’ 기법으로 동행 서비스 제공

- 노년의 부모를 잘 모르고 대응하면 학대나 다름없어.. 전문지식·기법 필요 -
- 돌봄방식 · 돌봄문화 개선이 목표, 돌봄가족 위한 서비스도 계획 중 -
 
(사진 7) 존엄한 돌봄에 대한 연구와 토론을 진행하는 원케어 회원들
 
》》 현재에도 동행서비스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닌데, 어떤 점에서 차별화를 하시려는 것인지요?
 
휴머니튜드 기법이 큰 차별화 부분이 될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휴머니튜드는 프랑스의 이브 지네스트, 그리고 로젯 마레스코티가 창안했어요. 이 분들은 간호사를 위한 요통예방법 기술연수 과정을 계기로 돌봄의 세계에 발을 디뎠는데요, 다양한 현장을 보고 들으면서 거동을 못해 침대에 누워 삶을 보내는 노인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던 거죠. 이런 노인들의 어려운 상황을 해결해주려고 고민하고 노력한 결과가 바로 휴머니튜드 기법이구요.
 
원케어는 2019년 휴머니튜드를 처음 접하고 나서 이론 학습과 연구 분석을 이어왔어요. 휴머니튜드가 치매인을 돌보는 방법으로 국내에 소개되고 있는데, 하지만 저희는 이 휴머니튜드가 치매인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 일반 어르신 케어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돌봄 기법이라고 판단했어요. 우리가 찾던 존엄한 노년을 위한 인간 존중의 케어 방식을 찾았다고 할까요.
 
하지만 휴머니튜드가 아무래도 서양의 환경과 가치관에서 형성된 케어 기법이다 보니, 세부적 내용 측면에서는 우리의 정서와 문화에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원케어는 휴머니튜드의 기본 기법인 <보다>, <말하다>, <만지다>, <서다>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우리 현실과 문화에 다소 생소하거나 적절하지 않은 것들은 우리의 방식으로 바꿨어요. 우리의 돌봄 현장에 맞는 돌봄의 방식들을 고민해서 원케어의 돌봄 기법을 마련한 거죠.
 
(사진 8) 원케어휴 회원들은 휴머니튜드 기법이 치매 환자에 한정된 것이 아닌, 일반 어르신 케어에 적용될 인간존중의 케어 방법이라고 역설한다.
 
》》 휴머니튜드 기법을 구체적으로 한두 가지 예를 들어 설명해주시면요?
 
예를 들어, 앉아계신 어르신의 팔을 덥썩 잡는 것에 어르신은 놀랍니다. 어르신은 잘 들리지도 않고 잘 보이지도 않기에 외부에서 그렇게 잡으면 당연히 놀라지요.
 
자식이라고 해도 부모 위하는 마음만 앞설 뿐 잘 모르는 거죠. 부모님이나 어르신 대하는 태도가 잘 갖춰져 있는 건 아니기에 전문지식이나 기법이 필요한 겁니다. 이런 부분을 잘 교육하고 훈련해서 평안하고 안전하게 동행하도록 하는 거죠.
 
말할 때도 귀도 안 들리시니 눈을 보면서 말을 하고, 낮은 목소리로 정확하게 얘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훈련된 길벗 동행인들이 동행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자연스레 돌봄문화 인식의 변화도 가져올 수 있는 것이겠죠.
 
어르신 돌봄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모든 인간에 대한 태도를 다시 생각해보는 것이 휴머니튜드입니다. 따라서 나이 들어가면서도 서로 존중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을 만드는데 우리가 조금 기여를 해보자는 생각을 하는 것이죠.
 
사실 어찌 보면, 우리 전통적인 효부들이 항상 어른들 모실 때 기분, 태도를 살피면서 예의를 갖추고 그에 걸맞는 동작으로 움직였습니다. 이미 과거부터 우리에게 있었던 것인데 현대화된 사회에서 모두 사라진 것이라고 할 수 있죠. 안타깝죠. 돌봄 받는 어르신들의 욕구는 크고 강한데 돌봄이 못 따라와 주니 힘든 것이구요.
 
(사진 9) 휴머니튜드 기본 기법인 <보다>, <말하다>, <만지다>, <서다>를 실행하며 연구를 펼치는 원케어 회원들
 
》》 어르신들의 입장을 잘 모르니 의식하지 않고 그런 잘못을 저지를 것 같네요.
 
치매는 큰 틀에서 노화의 한 과정으로 봅니다. 몸처럼 뇌기능을 상실하는 것이죠. 이런 어르신을 케어하는 사람이 그런 점을 이해 못하면, 그다음부터는 폭력 같은 게 발생할 수 있는 겁니다. 묶어놓는 것이 그 사례죠. 분별력 없는 치매환자를 묶어놓으면 고문당하는 것과 같이 끔찍한 것 아닐까요. 그런 상황에서 그 어르신이 온순하게 반응할까요? 벗어나려고 하죠. 아주 기본적인 것이지만 이해를 못하니 그런 상황이 벌어지는 겁니다.
 
덧붙이면, 노인 개개인은 개별적으로 살아온 경륜의 특수성, 성격의 특수성이란 게 있습니다. 그런데 부모의 병원 방문에 동행한 며느리, 딸과의 대화를 보면 어긋남, 간극이 있습니다. 사실상 서로에게 모르는 이야기를 하는 건데요, 딸이 부모에게 “정신 차려요. 똑바로 걸어야지!”라며 학대하듯 합니다. 병원 같은 곳에서 고령 어르신들 정신없어 차분하지 못하기 쉬운데도 그렇게 대합니다. 전혀 대상을 내 입장으로 이해 못하고 정상상태를 요구하는 것이죠. 말이 안 되는 겁니다. 지금은 이해를 못해주는 젊은 자식이 세월이 지나 자기 자신이 그렇게 될 수 있는 것인데도요.
 
앞으로 나의 모습을 앞당겨서 경험하며, 공감하며 함께 가는 것이 우리의 동행이고 그것을 수행하는 사람이 길벗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사진 10) 원케어 회원들이 돌봄인과 돌봄 대상자로서 휴머니튜드 기법을 실연하고 있다.
 
》》 여기에 더해 원케어휴의 ‘길벗’ 서비스는 뭔가 더 높은 수준의 품질을 추구할 것 같은데요.
 
가장 기본적인 욕구에 대한 것은 국가가 해주고 있고 시스템으로 접근하고 있지요. 서울시에서는 SOS 긴급돌봄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도 시켰구요. 하지만 그것을 해준다고 해서 대상자의 욕구가 제대로 다 채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여유 있는 분들은 단순한 가사 서비스가 아니라, 나아가 사람간의 공감상황을 원할 수도 있습니다. 시를 좋아한다든가 하는 대상자에게 “이번에 오시는 돌봄제공자는 전직 교장선생님이십니다..”라는 상황이 되듯이 대상자의 취향과 수준에 맞춰진 분이 방문할 수 있는 것이죠. 정서적 관계가 맺어지고 대화가 되는 겁니다. 이렇게 또 하나의 노후의 벗을 자연스레 만드는 것이죠. 가족 간 대화 안 되는 경우도 많거든요. 그런 인력 풀이 생기면 이런 것을 적당한 관계 수준 속에서 이룰 수 있습니다.
 
》》 휴머니튜드는 좀 더 사회에 빨리 확산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네. 돌봄을 연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원케어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현재 돌봄 현장에서의 돌봄 방식과 문화를 개선하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요, 그래서 휴머니튜드 돌봄 기법을 연구하면서 이것을 우리의 돌봄 현장에 알리고 적용하면서 새로운 돌봄의 모델을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특히 현재 부모님 돌봄을 하고 있거나, 부모님 돌봄이 끝나고 나의 미래 돌봄을 준비하는 50플러스 세대에게 이러한 내용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됐구요. 그래서 우리가 연구한 휴머니튜드 기반의 원케어 돌봄 기법을 교육 콘텐츠로 개발했습니다. 2020년 50플러스 중부캠퍼스의 <시민제안 강좌> 강의로 개설해 50플러스 세대와 공유했지요.
 
특히 코로나 상황이 극심했던 2020년에는 비대면 온라인 강의 기술까지 익혀가면서 새로운 돌봄 문화와 기법을 확산시키고자 노력했습니다. 앞으로도 이 휴머니튜드는 원케어의 모든 활동에 가장 큰 기반이자 철학적 토대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사진 11) 50플러스 중부캠퍼스 온라인 강좌로 돌봄 기법을 공유하고 있는 원케어 회원들
 
》》 작년 코로나로 무언가 추진하는 것 자체가 힘들었죠. 올해 2021년은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계신가요?
 
작년은 코로나 확산 속에 ‘동행’이라는 대면사업을 추진하는 일 자체가 힘들었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회적 경제 부문 간의 모임, 단체 간의 네트워크 형성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꾸준히 사업의 가능성을 계속 탐색해보는 시기였다고 봅니다. 10명의 회원들이 사업화 연구팀, 수행인 양성 교육팀, 병원동행 수행팀 등 3개 분과로 나뉘어 할 일을 계속했고요.
 
올해 2021년에는 병원동행 사업을 개시해서 매출을 발생시켜보는 것이 목표입니다. 필드에서 상품을 보여주면서 한 사이클 돌면 배우는 바가 있을 것이라고 봐요. 이미 기본적 틀을 만들어 놓은 만큼 향후 병원동행 쪽으로 추진하려고 합니다.
 
금년 2021년에도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공모’에 지원해 2년 차 팀에 선정됐어요. 병원 동행과 함께 노인돌봄 가족들의 케어 지원 사업을 진행할 생각입니다.
 
그 일환으로 5~6월에는 어르신들 대상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동행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동작50플러스센터 등과 지역돌봄 협치 시스템 구축의 일환으로 2달간 병원동행 프로그램을 전개하는 것이죠. 코로나의 경우 일반 접종과 달리 백신 접종 당일뿐 아니라 접종 후의 건강상태 점검이 필요합니다. 노인분들을 위한 백신 접종 동행 그리고 이후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사후 관리 서비스를 운영하는 겁니다.
 
그리고, 전문기관에 의뢰해 조사해보니 보호자의 욕구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어르신이 병원 다녀오면 약 처방받아 드실 약이 많은데요, 같이 안 살면 약 복용 여부를 알 수가 없고, 보호자인 자녀가 어르신에게 전화해서 잔소리하게 됩니다. 어르신은 듣기 싫어하시고요. 그래서 안부 확인 겸 투약에 대한 점검서비스를 제공한다든지, 병원 예약을 해드린다든지 등의 애프터서비스도 구상해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관심 있게 본 바로는 취약계층 돌봄 가족에 대한 케어는 아무도 해주지 않습니다. 장기요양보험도 어르신 자체가 초점인 것이지요. 부모님 치매로 점차 안 좋아지시는 상황에서 가족이 겪는 충격, 정서적 어려움과 고민이 큽니다. 치매가족 교육도 있기는 하지만 케어기법 자문은 물론 가족 상담, 컨설팅을 해드릴 수 있겠죠. 상담인력이 있으니 계획 중입니다. 병원동행이 궤도에 오르면 그런 관련 사업으로 확산해갈 수 있겠지요.
 
마침 이쪽 분야로 50플러스 재단이 지원하는 당사자 연구사업이 있는데 저희의 내용이 연구과제로 채택됐습니다. 과제내용은 노인돌봄 가족을 위한 케어지원 방안이구요, 노인을 돌보며 어려움을 겪는 가족들의 정서적 지원 방안을 연구해볼 예정입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미래의 돌봄 당사자인 우리 50플러스 세대를 위한 셀프케어노트를 50플러스 중부캠퍼스의 커뮤니티프로젝트 사업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부모님 돌봄을 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기돌봄의 첫 세대가 될 50플러스 세대를 위한 자기돌봄의 기초자료로서의 ‘셀프케어노트 2021’을 만드는 것이죠. 나이 들어 70~80대가 되어 누군가에게서 케어받을 때 나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노트로 남겨서 내 자신이 정말 좋아했던 것들을 알도록 하는 겁니다. 예를 들면 ‘나는 늦게 자는 것이 좋다’라든지.. 냄새, 소리에 예민한 부분, 음식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사실 같이 살아도 그런 이야기를 못할 수도 있거든요.
 
이와 관련해서 현재 돌봄 준비가 부족한 독거어르신들의 자기돌봄을 준비할 수 있는 셀프케어 서포터즈 활동도 계획 중입니다.
 
(사진 12) 병원동행을 중심으로 돌봄가족 지원, 50플러스 세대의 자기돌봄 준비 등을 계획하고 실행해가겠다고 밝히는 구자영 대표(오른쪽)와 강유경 이사
 
》》 상당히 의미있는 아이템들을 준비하시는 것 같고, 50플러스 중부캠퍼스에 입주해 있으신데 관련 지원들도 이뤄지고 있군요. 초기에는 어떤 도움을 받으셨는지요?
 
원케어가 성장하는 데에 50플러스 중부캠퍼스의 2020년 ‘커뮤니티 프로젝트’사업, 단체 설립을 지원하는 ‘새싹 지원’ 사업 등이 힘이 됐습니다. 이들 사업을 통해서 대안 돌봄 이론을 연구했고 그 결과를 50플러스 동년배들과 공유하고 확산할 수 있었으니까요. 2020년 단체 설립을 완료해서 한 단계 성장하게 됐고요.
 
특히 활동 초기인 2019년에 입주한 중부캠퍼스 공유사무실 ‘힘나’는 원케어의 활동의 거점이자 중심이었습니다. 이곳 입주자들은 50플러스를 주축으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는 분들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네트워킹이 이루어졌어요. 사업 관련 정보나 아이디어 공유가 활발히 일어나고요. 원케어휴의 병원동행 사업 아이템이 사회적기업 공모에 채택될 때도 ‘힘나’에 입주한 대표님들의 응원과 격려, 멘토링이 큰 몫을 했죠.
 
》》 휴머니튜드에 기반한 사업철학이 인상 깊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정리해 보신다면요?
 
말씀드린 대로 그간 진행해온 병원동행 사업을 계속 추진해 사회적 기업으로 한발 더 나아가야죠. 작년 준비를 발판으로 올해에는 실제 돌봄 현장에서 어려움에 맞닥뜨리고 있는 어르신과 어르신을 돌보는 가족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 노력할 겁니다.
 
요컨대, 저희 원케어휴는 미래의 노인이 될 50플러스 세대로서 지금과는 다른 방식과 문화로 노인들에게 필요한 돌봄을 제공하려고 합니다. 현재의 돌봄 문화를 개선해서 다가오는 나 자신의 미래 돌봄을 준비하자는 거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일자리로 대표되는 경제적 가치 창출도 도모하려는 것이구요.
궁극적으로 ‘인간 존중’의 돌봄 문화로 개선하고, 이것이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경제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저희 원케어휴의 노력이 작은 보탬이 되길 희망합니다. 병원동행이나, 돌봄가족 지원, 50플러스 세대의 자기돌봄 준비 등 저희가 계획하고 해결해 가겠습니다. 
 
 

silverinews 조운현 객원기자 news1@silver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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