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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100년, 인생100년 (54) - 첨밀밀

기사승인 2020.02.11  13: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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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100년, 인생100년 (54) - 첨밀밀
 
  
  - 제작 : 1996년, 홍콩
  - 감독 : 진가신
  - 배우 : 장만옥, 여명, 증지위 외
  - 필름 : 컬러
  - 상영시간 : 115분
  - 수상 : 홍콩 금마장 영화제 작품상 등 9개 부문 수상
 
 
 
홍콩이 민주화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국제 금융과 물류 허브, 쇼핑의 천국으로 각광 받으며 아시아에서 가장 개방적이고 핫(hot)한 곳으로 불렸던 홍콩이 1997년 7월 1일 중국에 반환된 이후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 것이다.
 
관광객이 몰리던 몽콕과 침사추이 거리에는 바야흐로 최루탄이 난무한다. 시위대는 귀에 익은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저항한다. TV 속 홍콩의 모습은 이곳이 과연 ‘첨밀밀’처럼 달콤하고 아름다운 로맨스를 노래했던 곳인지 의심 들게 할 만큼 비극적이다.
 
1980년대 중반. 사회주의 체제로의 귀속을 눈앞에 둔홍콩 사회도 지금처럼 암울한 상황을 맞고 있었다. 홍콩인은 불안한 미래를 걱정했지만 오히려 본토 인민들은 ‘기회의 땅’으로 여기는 홍콩으로 밀려들었다. 영화 ‘첨밀밀(甛密密)’은 격변의 시기에 대륙에서 건너온 두 남녀의 만남과 사랑, 이별과 재회를 통해 바람 앞의 촛불 같았던 홍콩의 세기말적 풍경을 실감나게 보여준 멜로 걸작이다.
 
홍콩 4대 천왕의 한 명으로 불렸던 대표적 훈남 여명, 미스 홍콩 출신으로 섬세한 감정선과 관능미를 겸비한 장만옥의 멜로적 감수성, 그리고 아름다운 영상, 감미로운 음악, 고도의 상징과 은유를 담아낸 ‘첨밀밀’은 스크린 곳곳에 가슴 아픈 사랑의 분신들을 새겨놓으며 아련한 감동을 선사한다.
 
세기말, 홍콩의 ‘사랑과 야망’
 
1986년 3월 1일.
상하이 무석이 고향인 순박한 청년 소군(여명)은 성공의 야망을 품고 홍콩으로 건너온다. 창녀촌 포주인 고모의 집에 짐을 푼 소군은 시장통에서 닭과 오리를 잡아 배달하고 요리도 하면서 한푼 두푼 돈을 모은다.
 
고향에 있는 약혼녀 소정(양공여)과 결혼하는 것이 꿈인 소군은 비록 미천한 일을 하지만 공산당 간부보다 많은 수입에 만족해한다. 어느 날, 태어나서 처음으로 맥도널드 햄버거집에 간 소군은 햄버거와 코카콜라를 주문하는데, 광둥어와 영어가 서툴러 애를 먹는다. 이때 매대 점원인 이교(장만옥)가 소군의 계산을 돕는다. 그녀는 본토 표준어를 유창하게 쓰면서도 대륙출신임은 부정하는 당돌한 아가씨다.
 
이교는 홍콩에서 생활하려면 무조건 영어부터 배우라고 소군에게 충고한다. 소군은 그녀가 추천한 영어학원에 등록한다. 이교는 그 학원에서 청소 아르바이트도 하고 있는데, 실은 중국 동포들을 상대로 학원 브로커를 하며 소개비를 챙길 만큼 이재에도 밝다.
 
삐삐 호출기를 처음 볼 정도로 촌뜨기인 소군은 이교의 도움으로 은행 현금인출카드도 만든다. 이래저래 소군은 이교에게 많은 것을 의지하며 홍콩생활에 적응해 간다. 이교에게 고마움을 느낀 소군은 그녀에게 자신의 차를 태워주겠다고 제안한다. 차가 있다는 말에 놀란 이교는 잠시 뒤 소군이 끌고 온 배달 자전거를 보고 크게 웃는다. 둘은 홍콩 시내를 질주하며 대만 가수 등려군의 노래 ‘첨밀밀’을 부른다. 우연처럼 두 사람 모두 등려군을 좋아한다. 그렇게 친구가 된 소군과 이교는 서서히 가까워진다.
 
억척스런 이교는 꽃 배달 아르바이트도 한다. 하루하루 불어나는 통장 잔고를 보며 그녀는 흐뭇해한다. 이교의 꿈은 고향의 엄마에게 큰 집을 사주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은 홍콩에 오래 남아 호화로운 생활을 하며 사는 것이다.
 
1987년 구정 전야.
명절 대목을 맞아 이교와 소군은 등려군 음반을 판매하는 노점을 연다.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물건은 팔리지 않는다. 사실 홍콩에서는 등려군보다 알란탐의 인기가 더 좋다. 개방된 사회에서 등려군의 노래는 한물 간 유행가로 치부될 뿐이다. 거금을 투자한 이교는 “작년 구정엔 광저우에서 등려군 테이프를 4천 개나 팔았는데…….”라며 넋두리를 한다. 자신도 모르게 그녀 스스로 본토 출신임을 밝히고 만 것이다. 소군은 진작 이교가 대륙 동포인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녀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으려고 애써 모른 척 해왔다.
 
약삭빠르고 사리에 밝으며 당돌하기까지 한 이교도 홍콩에는 친구가 없다. 그런 탓에 이교는 소군의 숙소를 드나들며 같이 음식을 해 먹을 정도로 가까워진다. 소군도 설거지를 마친 이교의 손을 닦아줄 만큼 격의 없이 그녀를 대한다. 문제는 가만히만 있어도 둘의 몸이 착 달라붙을 만큼 소군의 숙소가 비좁다는 것. 집으로 돌아가는 이교에게 겉옷을 입혀주던 소군은 코앞에 느껴지는 이교의 숨결과 눈빛에 그만 마음을 빼앗긴다. 두 사람의 입술이 부딪치자 외로운 청춘남녀의 몸짓 언어는 곧 격렬한 파도로 변해 뒤엉켜 버린다.
 
소군은 고향의 약혼녀 소정에게 가책을 느낀다. 소군은 소정에게 편지를 쓰려 하지만 편지지의 한 줄도 채우지 못한다. 대신 이교와의 불장난은 더 깊어진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소군은 영어 고급반에 진학한다. 그는 월급도 올라 형편이 조금씩 나아지지만 노점 장사로 큰 손해를 본 이교는 잃은 돈을 만회하기 위해 주식투자에 뛰어든다.
 
1987년 10월.
홍콩에 경기한파가 몰아친다. 주식 폭락으로 한때 3만 달러 넘게 잔고를 가지고 있던 이교의 통장에는 이제 100달러도 채 남지 않게 된다. 다급해진 이교는 안마시술소에 취업한다. 이교는 그곳에서 그녀 인생에 운명처럼 다가온 또 한 명의 남자를 만나게 된다. 그는 폭력조직의 보스인 구양표(증지위)라는 인물이다.
 
빚더미에 앉은 이교는 소군의 애정표시에도 마음이 편치 못하다. 약혼녀가 있는 상태에서 친구인 듯 애인인 듯 모호하기만 한 둘의 관계,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로 흔들리기 시작한 이교는 소군과 조금씩 거리를 두려고 한다. 반면 이교의 잃어버린 웃음을 되찾아주고 싶은 구양표는 조직의 보스답지 않은 순애보로 그녀의 마음을 산다. 순진한 사랑만으로 다가오는 소군. 그러나 그에게서 희망을 읽지 못한 이교는 결국 삐삐에 메시지 한 줄을 남기는 것으로 이별을 통보한다. 그 무렵 본토 반환을 앞두고 사람들은 다투어 홍콩을 빠져나가기 시작한다. 화려했던 홍콩의 시대가 조락의 계절로 접어들고 있었던 것이다.
 
1990년 겨울.
소군과 소정은 홍콩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그곳에서 어느 하객이 이교에 대한 근황을 들려준다. 전언에 따르면 구양표의 후원 아래 이교는 부동산을 굴리는 재벌급 여사장으로 변신했다는 것. 그런데 뜻밖에 이교가 구양표와 함께 결혼식장에 등장한다. 돈 냄새나는 귀부인 모습으로 나타난 이교. 소군은 그녀와 반갑게 재회하고 덕담을 나눈 뒤 헤어진다. 그날 밤, 이교와 소군은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한다.
 
그날 이후 소군과 소정, 이교는 친구로서 스스럼없이 만나게 된다. 사업가로 성공해 발이 넓어진 이교는 소정의 일자리도 주선해준다. 드레스 숍을 오픈한 이교는 결혼식 때 드레스를 입지 못했다는 소정에게 흔쾌히 옷을 내주고 기념촬영을 하도록 돕는다. 소군도 촬영을 위해 턱시도를 갈아입는데, 이교는 무심코 탈의실 문을 열었다가 알몸 상태인 소군과 눈이 마주쳐 몹시 당황해한다.
 
직장 일로 소정이 먼저 드레스 숍을 떠나고 이교는 자신의 차로 소군을 바래다준다. 둘만 있는 게 약간은 서먹한 소군과 이교. 그때 카 오디오에서 등려군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그리고 우연처럼, 홍콩을 방문한 등려군이 거리에서 팬을 만나 사인을 해주는 모습이 목격된다. 차에서 내린 소군은 등려군에게 달려간다. 등려군의 사인을 받은 소군은 차 안의 이교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며 그길로 집을 향해 걸어간다.
 
겉으론 미소를 짓지만 이교는 마음이 혼란스럽다. 괴로운 나머지 이교는 핸들에 머리를 파묻다 가 그만 클락션을 누르고 만다. ‘빵~’하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는 소군. 순간 이교의 흔들리는 눈빛을 읽은 소군이 달려와 그녀를 껴안는다.
 
서로에게 잊지 못할 가수 등려군의 등장, 그 순간 감춰왔던 서로의 감정을 확인한 두 사람은 백주의 도로 위에서 뜨거운 키스를 나눈다. 그리고 둘은 함께 밤을 보낸다.
 
“우리 이제 어쩌지?”
“난 더 이상 자신을 속이고 싶지 않아. 소정에게 말할 거야.”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보고 싶을 만큼 서로를 지우지 못하는 두 사람. 소군은 소정과, 이교는 구양표와의 관계를 정리하려고 마음먹는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상황이 발생한다.
 
구양표는 경찰의 추적을 받는다. 범죄 혐의로 코너에 몰린 구양표는 홍콩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이교는 구양표와 마지막 작별을 위해 밀항선이 뜨는 부두로 향한다. 이교와 동행한 소군은 선창에서 이교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린다. 한편 이교를 만난 구양표는 “자기 따위는 잊으라.”고 말한다. 위기의 순간에도 자신의 행복만을 빌어주는 남자 앞에서 이교는 차마 속내를 꺼내지 못한다. 결국 이교는 배에서 내리지 못하고 구양표와 함께 밀항한다.
 
이교와의 두 번째 이별로 마음이 한층 무거워진 소군은 아내 소정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는다. 소정은 본토로 돌아가자고 말하지만 소군은 거절한다. 때마침 고모가 숨을 거두면서 얼마간의 재산을 소군에게 남긴다. 소군은 그것들을 처분하여 소정에게 넘겨준다. 그리고 자신은 이교가 떠나고 없는 홍콩을 벗어나 미국으로 가버린다.
 
1993년 가을.
이교와 구양표는 대만을 거쳐 미국 뉴욕으로 흘러들어온다. 공교롭게도 소군 역시 뉴욕 차이나타운에 정착하여 중식당 요리사로 일을 하고 있다. 그동안 호텔을 떠돌며 불안한 생활을 하던 이교와 구양표는 이제 안정된 삶을 위해 집을 구하고자 외출한다. 그런데 구양표는 단순 금품을 노리는 슬럼가 갱들의 총을 맞고 어이없는 죽임을 당한다. 불행은 동시에 닥친다고, 졸지에 혼자 몸이 된 이교는 비자 시한이 만료됐으니 48시간 내에 미국을 떠나라는 이민국의 명령서마저 받는다.
 
이민국 직원에게 체포되어 공항으로 압송되는 이교. 그녀를 태운 차가 신호대기로 멈춰선 순간 이교는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소군을 보게 된다. 차에서 뛰어내린 이교는 소군의 뒤를 쫓고, 이민국 직원들은 이교를 쫓는다. 이교는 애타게 소군의 이름을 부르지만 거리의 소음 때문에 소군은 아무것도 듣지 못한다. 이교는 인파 속에서 소군을 잃고 만다.
 
1995년.
2년 여의 시간이 더 흘렀다. 미국에 남은 이교는 여행 가이드를 하며 살아간다. 뉴욕 자유의 여신상 앞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안내하고 있던 이교는 본토의 아버지와 통화하면서 “다음 달엔 집으로 돌아간다.”고 말한다. 외지로 나와 있던 중국인들이 이제는 형편이 나아진 고국으로 하나둘 돌아갈 만큼 세상은 많이 달라지고 있었다.
 
1995년 5월 8일.
중국행 비행기 티켓을 수령한 이교는 여행사 건물을 나오다 가수 등려군이 태국의 한 호텔에서 숨졌다는 뉴스를 듣는다. 슬픔에 빠진 이교는 정처 없이 차이나타운 거리를 걷는다. 같은 시각. 이발소에서 머리를 깎으며 뉴스를 접한 소군도 거리를 배회한다. 그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등려군의 노래.
 
이교는 어느 전파사 앞에서 걸음을 멈춘다. 윈도 안쪽에 놓인 TV에서는 등려군의 부음을 알리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소군의 발걸음도 자연스럽게 TV 앞으로 향한다. 한 여인이 윈도 안의 TV를 쳐다보고 있었다. 이교다. 그녀를 인식 못한 소군은 여인과 나란히 서서 표정 없는 얼굴로 TV를 응시한다. 그렇게 짧은 시간이 흐르고, 윈도 앞의 두 사람은 얼굴을 돌려 서로를 마주본다. 순간 할 말을 잃고 얼어붙는 두 사람. 그러나 그것도 잠시. 믿을 수 없는 찰나의 시간이 지나가자 소군과 이교의 얼굴에는 이내 환한 미소가 피어난다.
 
1986년 3월 1일.
화면은 영화의 첫 장면으로 돌아간다. 그러니까 소군을 태운 열차가 홍콩 역에 막 정차하는 순간이다. 장거리 여행에 지친 소군은 뒷자리의 승객과 뒤통수를 붙이고 깊은 잠에 빠져 있다가 화들짝 놀라 일어난다. 그때 소군 뒷자리에서 졸고 있던 여인도 잠에서 깬다. 화면 속의 여인은 다름 아닌 이교. 영화는 한날한시에 홍콩에 도착한 소군과 이교의 모습을 비추면서 그들의 만남과 이별, 재회가 ‘우연’ 아닌 ‘인연’에서 비롯되었음을 보여주며 끝을 맺는다.
 
상실의 시대를 보낸 청춘의 초상
 
영화에서 소군이 일하는 식당의 주방장이 이런 대사를 읊는다. ‘유연천리래상회(有緣千里來相會), 무연대면불상봉(無緣對面不相逢)’. ‘인연이 있다면 천 리 먼 곳에 떨어져 있어도 만나지만, 인연이 없다면 얼굴을 마주하고 살지라도 만나지 못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뜻이다. 홍콩의 중국 귀속을 은유한 영화 ‘첨밀밀’은 소군과 이교의 만남과 이별, 그리고 막연한 운명적 이끌림이 가져온 기적 같은 조우를 통해 필연으로 귀결되는 떠돌이 청춘의 사랑과 야망을 그리고 있다.
 
미국에서 영화를 공부한 진가신(陳可辛)감독은 세기말 홍콩이 처한 현실을 여과 없이 보여주며 현대적인 어법으로 청춘의 감성을 표현함으로써 홍콩 멜로의 새로운 전형을 보여주었다. 부드러운 이미지의 여명과 진한 광대, 오목한 눈매, 뚜렷한 눈썹이 인상적인 장만옥이 보여주는 연기는 위태로운 줄 위의 광대를 바라보는 것처럼 관객의 마음을 졸이고 애타게 만든다. 특히 베를린 영화제 여우주연상(‘완령옥’ 1992),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클린’ 2000)의 관록이 입증하듯 장만옥은 이 영화를 볼 때마다 매번 다른 감정을 느끼게 할 만큼 팔색조의 매력을 과시한다.
 
‘중국의 낮은 등소평이 지배하고, 중국의 밤은 등려군이 지배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명했던 대만 여가수 등려군(1953~1995)이 부른 주제곡은 영화 흥행과 더불어 하늘을 찌르는 인기를 누렸다. 소군과 이교가 만남과 이별을 되풀이 할 때마다 흘러나와 사람들의 마음을 흔든 ‘첨밀밀(甛密密: 꿈처럼 달콤한)’과 ‘월량대표아적심(月亮代表我的心: 저 달이 내 마음을 대신해요)’ 두 곡은 지금도 만인의 애창곡으로 사랑받고 있다. 그 밖에 청춘의 불안한 정서를 대변한 나른한 분위기의 오리지널 스코어도 귀담아 들을만하다.
 
영화 속 홍콩의 모습이 서서히 스러져가는 쇠락의 이미지였듯 소군과 이교도 확신 없는 사랑 앞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애만 태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질긴 인연의 고리는 두 남녀를 이역만리 타국 땅에서 거짓말처럼 다시 만나게 함으로써 또 한 번 소름이 돋게 한다.
 
그들은 환하게 웃었다. 그러나 지난 세월 켜켜이 쌓인 회한 때문일까. 왠지 마음 한구석은 아리다. 그때는 왜 그리 솔직하지 못했을까. 그때는 왜 그리 용기가 없었을까. 언제나 그렇듯 후회는 부질없다. 그래서 사랑은 또 어려워진다.
 
 

silverinews 진고개 신사 news1@silver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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