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헌기
샛강에 달이 뜨고
김헌기
어머니, 샛강에 희디흰 달이 뜨고 달빛이 하얗게 쏟아지는 강물에 서리꽃으로 피어나는 당신을 떠올리면 왠지 눈물이 다 납니다. 그리운 사람들의 정든 발자취가 하나 둘씩 사그라지는 빈 들녘에 흠뻑 밤 서리에 젖은 들풀처럼 홀로 아득히 서서 아픔으로 박혀있는 당신의 그 힘든 노동을 떠올리면 눈앞이 아찔합니다. 세상을 산다는 것이 눈물을 흘리기 보담은 숨죽여 눈물을 삼키는 것이라고 상처를 기억하기 보담은 가슴속에 그 상처를 묻는 것이라고 저 뜨끈뜨끈한 한 소쿠리 강둑 끝에서 달빛도 한바탕 저렇게 울먹이는데 울먹이는 이 땅의 가을 달빛 아래 더 곱게 울기 위해서 더 곱게 쓰러지기 위해서 그림자처럼 저 강물에 파묻히는 당신의 씁쓸한 뒷등을 떠올리면 어머니, 왠지 서러움이 밀려옵니다. 내 서늘한 가슴팍에 캄캄하게 밀려옵니다. ▷▶ 작가 김헌기 약력 ---------------------------------
* 2002년 《공무원문학》등단
* 행정자치부 ․ 법무부 주최 공무원 문예대전, 농촌문학상
수상
* 공무원문학회원, 장흥벌곡문학 동인
* 시집 《못난 것이 어미란다》외 공저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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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verinews 김헌기 news1@silver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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