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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 운동과 음식 조절에 이어 장수(長壽)의 요인으로 등장”

기사승인 2021.07.08  16: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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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 60+책의해 1차 포럼 “60+세대와 독서의 가치” 주제로 개최

- “50세 이상, 하루 30분 독서하면 비(非)독서자에 비해 평균 수명 약 23개월 길어”
 
 
노년기에도 내일의 삶은 처음 경험해보는 여정이다. 따라서 다른 사람들의 삶의 경험과 생각을 참고할 수 있는 독서는 자신을 성찰하면서 미래를 알차고 보람있게 계획 ·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 뿐만 아니라 사회활동이 위축되는 노년기에 책을 매개로 다양한 대상들과 관계 맺고 소통할 수 있게 해주는 등 독서가 갖는 긍정적인 힘과 가치는 결코 작지 않다.
 
그러나 문체부가 실시한 ‘2019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60세 이상의 독서율이 32.4%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낮았고 2017년도보다 큰 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60세 이상 응답자의 48.7%는 자신의 독서량이 '부족하다'고 답변했다. 고령층의 독서 진흥이 필요한 상황이다. 더욱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사회활동이 급격히 줄어든 고령층의 소외감과 우울감이 심화되면서, 이의 치유를 위한 독서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졌다.
 
이에 고령자의 독서 접근성을 높이고 독서복지를 강화하며 세대 간 소통을 확대하기 위해 민간단체와 협력한 '2021 60+ 책의 해’ 사업이 지난 4월 본격화됐다.
 
이 사업의 일환으로, 급속히 증가하는 고령자들의 독서환경 개선방안의 사회적 공론화를 위해, ’2021 60+ 책의 해 토론회‘가 2021 60+책의해추진단(단장 안찬수)와 한국노년학회(회장 이금룡) 공동주최로 지난 30일 ‘60+ 세대와 독서의 가치’ 주제 아래 서울 청년문화공간 주(JU) 동교동에서 온라인 중계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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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전 미국 예일대 연구팀이 12년에 걸쳐 50세 이상 남녀 3,635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매주 3.5시간(하루 30분) 이상 책을 읽는 사람들은 독서를 전혀 하지 않은 이들보다 평균 수명이 약 23개월 늘었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서 ‘노년의 행복, 독서와 장수’를 주제로 가장 먼저 발표에 나선 성규탁 교수(한국사회복지사협회 원로회 대표, 전 연세대)는 이같이 밝혔다.
 
[▲ 성규탁 한국사회복지사협회 원로회 대표는 장수 요인에 독서도 포함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독서가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수면 촉진과 두뇌 활동 · 인지 능력을 증대해 주며 치매를 예방해 주는 만큼, 독서가 생명을 연장해주는 중요한 방편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독서를 ‘마음의 운동’이라는 말로 요약했다. “음식을 조심스레 섭취하고 운동으로 몸을 건강하게 하듯이, 독서가 개인적 관심과 취미를 조장할 수 있고 생활 정보를 제공하며, 무료함을 없애줄 수 있고 친구가 되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마음의 운동”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후기산업사회에서 사회복지, 의료, 보건의 발전과 신노화산업의 발달로 수명이 약 30년 증가했음을 상기시키며, 책이라는 문화적 수단이 제2의 인생에서 더욱 건강과 장수를 누리게 하는 요인으로 등장한 만큼, 고령자들이 독서를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사회와 국가의 노력을 촉구했다.
 
특히 성 교수는 “주민센터, 복지관, 교회, 사찰 등에 노인 독서실의 설치하고, 도서관, 서점, 노인복지관협회 등을 통해 고령자를 위한 책을 추천하고 노인 독서클럽 등을 조직하는 데에 지원해야 한다”고 밝히며, 고령자 독서를 돕기 위해 전자 책, 큰 활자, 독서 전등, 확대경, 대신 읽어주기의 도입 역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유성호 교수 (서울의대 법의학교실)가 ‘삶과 죽음, 그리고 책’을 주제로 발표했다.
 
서울대 최고의 ‘죽음’ 강의를 책으로 엮은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의 저자인 유 교수는 건강한 노화의 방법에 대한 설명과 아울러, 영생을 추구하는 차원의 연구들이 진행 중인 가운데 과연 잘 살고 잘 죽는 것은 어떤 것인가와 관련해 독서가 갖는 힘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먼저 그는 건강한 노화를 이루어가기 위해서는 에릭 비 라슨(Eric B Larson) 박사가 발표한 ▲ 나이에 따라 각자의 나이 듦을 인정하고, 건강하며 충만한 삶을 살기 위해 능동적으로 행동할 것 ▲ 나이 듦에 따라 그 연령 세대에 맞는 자신만의 용어로, 자신만의 목표와 계획을 세울 것 ▲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인 저장소(Reserve) 구축을 위한 일에 대한 몰두와 충만함을 얻을 것의 3가지 요건을 인용했다.
 
[▲ 유성호 교수(서울의대 법의학교실)가 죽음 관련 준비를 위한 책의 의미를 언급하고 있다]
 
이어 유 교수는 ‘나’라는 존재는 기억에 의존하는 것이기에 인간 뇌의 해마에 있는 기억이 컴퓨터에 업로드되어 저장되는 것, 즉 마인드 업로딩(mind uploading)이 되면 생물학적 죽음 이후에도 영생을 누리게 되는 시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영원한 삶’이라는 측면에서 <톨스토이의 인생론 · 참회록>에 인간이 주변과의 관계에 있어서 사랑으로 정립한다면 ‘인간 자신은 영원한 삶을 살 수 있다’라는 구절을 언급하며 삶의 영원성 과제에 언급했다.
 
또한 품격있는 삶을 위한 책의 의미에 대해 의견을 표했다. 준비된 노화와 죽을 때 후회하지 않을 삶을 위한 책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라슨 박사가 건강한 노화를 위한 두 번째 요건(자기 연령에 맞는, 자기만의 용어로 목표 세우기)을 위해서는 책이 해답이라는 의견을 표하며, ▲ 죽음 이후의 나를 위한 준비 ▲ 자신이 사랑하는 가족(죽음 이후에 남을 사람들)을 위한 준비 ▲ 더 나은 죽음의 과정을 만들기 위한 준비를 위해 책의 의미가 크다는 점을 부각했다.
 
세 번째로는 ‘치매 예방과 치료를 위한 건강 독서’를 주제로 한지원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의 발표가 이어졌다.
 
“경도 인지장애 상태에서 치매로 진행하지 않기 위해 노력이 필요한데, 그중 독서의 역할이 상당히 있을 것”이라 서두를 연 한 교수는 ‘뇌/인지 예비능(豫備能)’의 개념을 통해 독서가 뇌에 작용하는 메커니즘을 설명했다.
 
그는 ‘뇌 예비능’(Brain Reserve)은 뇌 크기 감소 없이 유지하는 정도, 신경 세포의 건강성, 신경 세포의 수치, 그리고 신경 세포 간의 연결성 등 뇌의 건강 상태를 뜻한다며 “뇌 예비능이 큰 사람은 치매 발병 원인이 생겨도 인지 기능에 바로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최대한 인지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는다”고 밝혔다.
 
[▲ 뇌 예비능이 큰 경우 치매발병 원인이 생겨도 인지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는다] (출처: 한지원 교수 발표 자료)
 
또한 ‘인지 예비능’(Cognitive Reserve)의 경우, 실제로 인지 기능 관련 네트워크에 어떤 손상이 발생할 때 대체적(代替的)인 네트워크를 빨리 동원해서 인지 기능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예비능이라고 소개했다.
 
한 교수는 이 2가지가 치매 등 질환 발생 시 뇌가 인지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데 작용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독서가 이 2가지 예비능에 모두 작용할 수 있으며 특히 인지 예비능을 증가시키는데 직접적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나이가 들수록 인지 기능이 천천히 떨어지는데 독서 등의 지적 활동을 통해서 예비능을 확장시키면 나이 들어도 인지 기능의 하락 속도 및 정도가 덜 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 교수는 독서의 효과로 ‘치매 위험도’를 낮춘 2003년도의 해외 연구 결과를 인용했다. 75세 이상의 치매가 없는 어르신 469명을 5.1년간 추적한 결과 독서를 매주 여러 번 자주 하는 사람들은 평균 1회 미만도 읽지 않는 사람에 비해서 치매 발병 위험도가 35% 정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또한 치매와 경도인지 장애를 포함한 ‘인지장애 위험도’를 하락시킨 2020년의 연구 결과도 언급했다. 65세 이상 44,000명을 6년 추적한 결과, 책 · 잡지 · 뉴스를 취미처럼, 혹은 많이 읽은 사람은 아예 읽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인지장애의 발병 위험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아울러 하루 독서 시간과 인지 기능과의 연관성에 대한 50세 이상 3,700명 대상의 연구에서, 독서 시간이 많을수록 현재 인지 기능이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또한 유전적으로 결정되는 것 같은 인지 기능 위험인자의 조절에도 독서에 할애하는 시간이 충분히 도움 된다는 결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 한지원 교수는 요약하기, 토론하기 등 뇌의 기능 영역별로 도움 되는 책 읽기의 방식을 설명했다]
 
한편 한 교수는 이렇듯 인지 기능을 보호하는 다양한 역할을 지니는 독서에서 뇌의 기능 영역별로 도움 되는 책 읽기의 방식을 설명했다. ▲ ‘요약하기’(책이나 뉴스의 핵심내용 정리하기)는 전두엽이 관여하는 실행 기능의 향상, ▲ ‘쓰고 말하고 전달하기’는 학습 및 기억의 기능에 도움 ▲ ‘토론하기’(요약 및 쓰기, 말하기, 전달하기의 융합)는 추가적으로 언어 기능에 도움 ▲ ‘다양한 주제 접하기’는 실행 기능 중 인지적 유연성의 향상과 같은 효과를 가져오는 독서의 전략이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실제 인지 훈련(전문 훈련 도서나 일반 책자, 신문)으로 신문 기사의 제목 외우기, 구절이나 가사 외우기를 통한 기억 기능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또한 건강 독서를 위한 방법도 소개했다.
 
먼저 노인들의 시력 피로도 문제, 안과 질환 등의 시각적 부담을 고려해 피로하질 않을 정도의 독서 분량으로 조정이 중요하며, 안과 질환의 경우 음성 매체의 활용도 권유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나이 들수록 주의 집중 시간이 줄어들므로 중간 휴식이 필요하고, 인지적 중요성을 위해 다양한 주제를 권하나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어 익숙한 책의 읽기도 가능하다 말했다. 그러나 너무 익숙하거나 편한 경우 인지 기능 향상에 도움이 안 될 수 있기에 약간 어렵지만 과도한 스트레스가 되지 않을 정도의 인지적 부담 수준을 유념할 것을 권했다.
 
이어 3개 주제 발표에 대한 토론에서 김범준 교수(중앙대 사회복지학부)는 ‘초고령 사회에 대비한 독서 친화적 환경조성’을 위한 정책 3가지를 제안했다.
 
[▲ 토론하는 김범준 교수 (중앙대 사회복지학부)]
첫째, 도시/지방 독서 인프라의 격차 해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인구소멸 지역에 도서관이 미비하고 이동성이 낮기에 이동도서관의 확충이 필요하며, 노인들에게 단순한 책정리가 아니라 직접 도서관 운영 등 전문적 활동을 맡기는 등 자생적인 독서환경 개선 방안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둘째, 코로나19 비대면 시대에 어르신을 위한 온라인 독서 문화의 활성화가 필요하며 이를 위한 온라인 프로그램 교육의 증가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 경우 젊은 층보다 노인들이 노인을 가르치는 것이 눈높이 차원에서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셋째, 독일에서의 시니어 독서 멘토링 프로그램, 영국의 지역사회 치매 노인 독서 모임 등을 소개했고, 핀란드의 경우 책 읽기가 평생교육 차원의 권리로 되어 있다는 점을 들었다.
 
마지막 순서로 사회복지 현장에서의 사례 발표가 있었다.
 
[▲ 사례발표: 서울 노인복지센터의 탑골작은도서관의 활동(왼쪽)과 성남 중원노인종합복지관의 ‘저자와의 만남’ 프로그램]
 
서울 노인복지센터의 함상원 과장이 탑골작은도서관에서 전개되는 청년과 노인이 함께 교류하는 세대공감 독서 모임 ‘탑골북클럽’, 또한 종로지역에 대한 어르신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책으로 엮고 배포하는 ‘종로의 풍경: 사진 콜라주로 만드는 그 시절의 종로’ 등 다채로운 도서관 활동을 설명했다.
 
성남 중원노인종합복지관의 전수희 과장은 시니어, 노인을 ‘선배 시민’으로 칭하며 책과 같은 매체를 통해 세상을 보고 인생을 살아온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더 좋은 세상을 남겨주기를 원하는 바람을 함께 논하며, 상호 공감함으로써 다양한 지역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활동 노력을 소개했다.
 
 

silverinews 조운현 객원기자 news1@silver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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