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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자살 예방 대응 어디까지 왔나

기사승인 2020.10.30  10: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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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자살예방포럼 출범기념 온오프라인 국제세미나 미국, 호주, 덴마크 참여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노인, 1인 가구,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들이 그 어느 때보다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팬데믹의 장기화는 사회적 교류와 기회의 질을 저하시켜 심리적·경제적으로 극심한 고통을 야기 시키고, 보건, 경제, 사회 등 삶의 모든 부분에서 불확실한 미래와 생존에 대한 두려움에 불안감까지 키웠다. 이런 코로나 블루(blue)로 유발되는 정신건강 문제와 자살문제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우리 국민의 자살 고위험군들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관심과 개입이 필요한 시점에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2019년 기준 자살로 인한 사망자가 한 해 동안 1만 3,799명에 달한다. 이는 하루에 37.8명의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는 안타까운 현실로 최근에는 그 추세가 더욱 증가하고 있다. 자살률(10만 명 당 자살자 수) 또한 24.6명으로 OECD 평균 11.3명의 2배를 넘어 회원국 중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자살자나 자살하려는 이들은 경제·사회·환경·정신으로 어려운 현실을 마주하고 있어 정부 차원의 선제적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9일, 국회 자살 예방포럼(공동대표 윤호중, 윤재옥)과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공동위원장 신용길, 이봉주), (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안실련, 공동대표 권도엽 외)이 주한미국대사관, 주한호주대사관, 주한덴마크대사관, 보건복지부, 중앙자살예방센터, 한국자살예방협회와 함께 오후 1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국회자살예방포럼 출범 기념 「제3회 국제세미나」를 온·오프라인의 생중계로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이후 자살 증가가 우려되는 가운데 ‘코로나19 펜데믹 상황 속 자살 예방 정책 현황과 나아갈 방향’을 공통 주제로 한국, 미국, 호주, 덴마크 국가의 자살 예방 전문가들이 비대면 방식으로 참여해 함께 정보를 공유하고 자살 예방을 위한 방향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호주 정부, 코로나19로 인한 자살예방 등 정신건강 문제 해결에 400억 원(4,810만 호주달러) 투입
 
호주의 크리스틴 모건 위원장(Christine Morgan, 호주 Scott Morrison총리 국가자살예방고문 및 호주 국가정신건강위원회)은 주제발표를 통해 호주 정부가 COVID-19 동안 자살 예방을 위해 조기에 조치하고 있는 고려사항들과 정부의 대응에 대해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호주는 노인을 비롯한 실직 및 재정적 압박의 영향을 받는 사람(특히 남성), 의료 종사자 및 기타 일선 대응 담당자, 질병에 걸린 사람 및 격리된 사람, 괴로움을 이겨내기 위해 알코올이나 약물에 의존이나 도박을 하는 사람들, 자살 충동을 경험했거나 일반적인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 등 위험이 높은 그룹들을 확인 및 식별해서 중점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호주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자살 예방 등 정신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5월 15일부터 4,810만 호주 달러(한화 약 400억 원)를 투입해 COVID-19가 정신건강 및 자살 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즉각적인 모델링으로 자살 예방을 위해 필요할 때 필요한 서비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코로나19 팬데믹 시대 8~24세 연령대 자살 생각 더 자주 해
 
미국의 댄 라이덴버그 사무총장(Daniel J. Reidenberg, 미국 자살인식교육협회(SAVE)사무총장 및 전국자살예방협회 총재)은 주제발표에서 “미국은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대략 40%의 행동 건강 관련 고충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 가운데 불안감, 우울증이 30% 증가했고, 10명 중 1명이 자살을 생각해봤으며, 특히 자살 시도가 젊은 층 사이에서 늘고 있다”는 결과에 강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젊은 층의 자살 생각이 증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8세에서 24세 연령대에서 700명 중 100명 이상이 자살 생각을 더 자주하고 있으며, 최근 술이나 마약 등 약물 남용이 13% 증가한 것으로 보고돼 젊은 층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덴마크, 언론은 국민 정신건강 지식 향상시켜,, 자살 예방 언론의 역할 중요하다
 
덴마크의 메레테 놀덴토프트 소장(Merete Nordentoft, 국립자살예방연구소)은 “전염병 대유행시기 자살예방 클리닉들은 기존 사업과 끊임없이 계속 진행해오고 있으며,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일부 상담은 화상 상담으로 진행하는 등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언론은 국민들의 정신건강 지식을 향상시킴으로써 국민들이 치료를 받도록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자살 예방을 위해서는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덴마크의 경우 자살 문제 발표를 위한 일련의 윤리적 가이드 라인을 언론과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 ‘긴급 대웅책’과 ‘자살대책’ 연계 강화해, 자살 고위험군 맞춤 정책이 필요
 
백종우 교수(중앙자살예방센터장, 경희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는 주제발표를 통해 “한국에서 높은 자살률의 원인인 정신건강, 경제적 문제, 건강문제의 3중고가 코로나19로 급격히 증가할 위험성이 크다”고 우려하며, 코로나19 팬데믹에서 국내 자살 예방 정책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 언급했다.
 
국내 코로나19 이후 정신건강 9월 조사(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결과, 지난 3월 보다 우울 위험군은 22.1%(3월 17.5%)로 증가했다. 연령대별 우울 위험군은 30대에서 32.1%로(3월 23.6%)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특히 연령대별 자살사고는 20대가 19.9%(3월 12.6%)로 가장 높았다.
 
이에 백 교수는 “우울과 자살사고는 걱정과 두려움, 불안과 달리 시간이 경과하면서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정부의 ‘긴급 대응책’과 자살대책과의 연계를 강화해 전화 및 SNS 비대면 상담, 지역사회 고위험군 찾아가는 서비스 범부처 연계, 연령별 맞춤 정책 등 자살 대책 강화를 강구할 것을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의 3T(검사추적치료 TEST, TRACE, TREAT) 방역 모델처럼 자살 예방에도 3T 모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한국의 발표자 및 토론자 단체사진
 
이어진 토론에서는 양두석 교수(가천대학교), 장은진 회장(한국심리학회), 서일환 과장(보건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 미국, 호주, 덴마크의 연사들과 함께 정보를 공유하고, 코로나19 시대의 전 세계적인 자살 예방을 위한 공조와 노력을 함께 하기로 했다.
 
한편, 윤호중 공동대표(국회자살예방포럼)는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1995년까지 인구 10만 명당 10명 안팎에 머물렀지만 1997년 외환위기, 2003년 카드 사태, 2008년 금융위기 등을 겪으면서 급격히 높아졌다”며, “출범기념 국제세미나가 코로나 시대 속 소중한 생명을 살리고, 우리 공동체를 살리는 씨앗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윤재옥 공동대표(국회자살예방포럼)도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경제적 정신적 어려움과 고립감을 호소하는 국민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자살을 개인의 문제만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으나 자살은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와 사회공동체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함께 대처해야할 문제다”라고 강조했다.
 
▲ 국회자살예방포럼·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지난해에 이어 제3회 국제세미나 개최
 
 

silverinews 홍영미 전문기자 news1@silver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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