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정신 작사 / 김정신 작곡 / 양희은 노래
▶▶트로트의 열풍이 계속되는 2021년, 우리 전통 가요 및 옛 가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일제 강점기, 광복, 한국전쟁, 보릿 고개 등 고난의 시대를 거치며 국민의 위로가 되어준 가요를 추억하며 1980년대 이전의 가요명곡을 돌아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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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가요의 전성기가 시작된 1970년대 초반, 대학가에서 ‘아침이슬’과 함께 가장 많이 불려진 곡이자 양희은의 대표곡으로 손꼽히는 노래다. 원래 1971년에 만들어졌으나 앨범 녹음 과정에서 빠지고 1973년 <고운노래모음 제3집>에 수록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너의 침묵에 메마른 나의 입술’ 강렬하다. 사랑하는 연인은 아무말도 하지 않으니 내 가슴을 타고, 입술도 타들어 간다. 무슨 말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꺼내야 할지... 사랑하는 연인과 나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이미 깨닫고 서로 아무말 하지 못하고 각자의 길을 쓸쓸히 걸어간다. 이 정도면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닌가. 물론 이런 영화의 한 장면을 연출한 연인들이 어디 한 두 명일까 싶지만 스산한 바람이 불어대는 겨울날 침묵 속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느껴야 하는 장면은 참 가슴 시리다.
양희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은 작사, 작곡자인 김정신이 실연당한 친구를 위해 만든 곡이라고 알려져 있다. 실연에 아파하고 눈물을 흘리는 친구를 위해 이렇게 가슴 저린 노래를 만들어 위로해 줄 수 있는 우정도 박수를 보낼만 하고, 그렇게 아름다운 우정이 대한민국 가요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했음도 뿌듯한 일이다.
하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은 ‘아침 이슬’과 함께 금지곡으로 묶여 있었다. 서슬 퍼렇던 당시 사회적 분위기에서 금지곡 사유는 늘 그렇듯, 퇴폐적인 가사다. 도대체 순수하게 사랑한 이들의 마음이 왜 퇴폐적이냐는 항변도 필요없을 만큼의 억지다. 그저 순수하게 사랑하고 그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음에 눈물 흘리며 이 곡에 공감했던 연인들의 마음만 안타까울 뿐이다.
silverinews 허난희 news1@silver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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